[도서관 타령]

도서관은 왜 음악을 트는 거야?

by 기나

프랑스자수 모임 일정이 맞지 않아 못 가다가, 갈 수 있게 되어 오랜만에 참가했다.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 4층에 동아리 모임 공간이 있다. 넷이 모여 자수를 놓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누군가 ‘음악이 왜 안 나오지?’했다. 다른 누군가가 ‘음악 안 나온 지 오래됐어~’ 했고.


오늘 그 도서관 동아리 담당자한테 물어보니 민원이 있어서 껐다고 했다. 조만간 4층 공간에만 별도로 스피커 설치한다는 말도 들었다. 그 도서관은 몇 년 전에 자료실에도 음악을 흘려보내던 곳이다. 그보다 더 전에 1층 도서관 입구에 음악 틀었다가 10분 만에 열람실 민원이 들어와 바로 끄기도 했는데, 다시 틀기로 했을 때는 조심하느라 아예 공공연하게 사람들에게 물었다.


도서관이 너무 정적이라 작은 소리도 너무 크게 들려서 음악을 틀었는데 '좋다'vs '아니다'


'아니다'에 스티커를 붙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좋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후 층별 안내판에 음악이 흐르는 소음공간임을 표시하기도 하고, 지역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고 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언제나 ‘시끄럽다 ‘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렸고, ’조용하라 ‘는 안내만 해오던 도서관에서 조금 편안하게 숨 쉬어도 좋다고 말하고 싶었다. 아이들한테 책 읽어주는 소리가 도드라지지 않게 음악에 편하게 묻히는 게 좋았다. 무리 없다고 생각했고 문제가 없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음악을 틀면 도서관이 카페냐고 정색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 조금 열악한 여건에서 음악을 틀었을 때는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럽게 거칠게 비판하는 사람이 있었다. 도서관은 카페가 되려는 게 아니다. 공공도서관이 그 정도의 분방함을 추구할 수 있다면 공공이라는 옷을 벗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료서비스로 전환해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도서관은 개개인의 자유를 닮은 취향 추구가 아니라 어우러져 살기, 더불어 살기, 좋은 이웃이 되기, 건강한 신념으로 제 몫의 삶을 살기 같은 것들을 추구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가볍게 말하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조금 갖추어 말하면 민주주의 실현의 장이라도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싫으니 음악을 끄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좋으니 음악을 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야 균형이 맞을 텐데 도서관에 후자는 없다. 그래서 맨날 끈다. 아, 그 학생이 생각난다. 도서관 인근 중학교의 학생 한 명이 친구들과 도서관에 왔는데 휴대폰으로 음악을, 이어폰을 끼지 않고 듣고 있길래 황당해서 공공장소에서 그거 맞는 거냐고 물었더니 저 질문이 적혀 있는 안내문을 가리켰다. 도서관은 왜 음악을 트는 걸까? 누구 한 사람 좋으라고 틀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끄라고 할 수도, 모두 다 듣도록 휴대폰 음악을 틀지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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