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진교리

내가 가톨릭신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by 기나


스물여섯살에 예비자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았다. 15년 전인가? 대모님이 계셨다면 벌써 견진성사를 받았을 것 같은데 세례를 받고 이듬해에 나는 대학 편입 이슈로 부산에 가서 살게 됐는데, 5월에 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부산에서도 열심히 성당에 다녔는데 청년들과 어울리고 다니는 동안 신앙이 더 깊어질만한 관계생겨 도움을 받는 경험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매주 주일미사만 열심히 다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뭘 더 하고 싶지 않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을 고백하고 보니 그 동안 견진을 받을 계기가 있었던 것도 같고, 내가 거부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 작년에 유아세례 부모교율 봉사를 시작하면서 유아세례자 대부대모를 찾을 때 갑자기 견진성사를 받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관심이 없어서 여태 몰랐던 건지,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견진성사 일정이 잡혀 신청을 받는 것을 알고 기쁘게 신청했다.


오늘 견진교리 첫시간. 조현철 프란치스코 신부님이 사회교리에 대한 특강이 있었다. 사회교리 사회교리. 퍼뜩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간단한 설명으로 금방 이해가 되었다. 사회교리는 행할 교리. 사회교리의 원리의 핵심은 인간존중. 평화를 정의의 열매, 정의를 실천했을때 오는 것. 아니 그래서 사회교리가 뭔데.


신부님은 교회에서의 가르침, 하느님의 뜻을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게 하소서 하는 기도의 실천은 결국 밖으로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현 교황이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칙위되어 첫 한두해동안 지속적으로 강조하신 것이 'going out'이었다고. 지구라는, 세계라는 공동의 집을 위해 하느님 말씀이 쓰여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내 안에 담고, 쌓아두고 끝낼 것이 아니라 때마다 발생하는 사회적 이슈와 상황을 바라보고, 복음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분석하고, 행동하고 제안하고, 영성에 이르게 할 것. 가톨릭 역사-교황이나 교황청의 문헌을 중심으로- 속에서 사회교리가 어떻게 시작되고 이어져 왔는지에 대한 전반적 설명들이 짬뽕이 되어 내 나름 그렇게 이해하며 속으로 박수를 쳤다.


내가 처음에 내 발로 성당을 찾아간 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생활과 그러면서 문득문득 언니 생각으로 시시때때로 울음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성당에 가니 진짜 목놓아 우는 느낌으로 마음으로 한껏 울었다. 울어졌다. 지극히 개인적인 마음의 짐을 지고 들어간 곳에서 짐을 싸놓은 보따리 끈을 푸는 기분으로, 마침 대모님의 이끎까지 있어서 자연히 신앙인이 된 것이다. 내가 천주교인이 된 것은 그냥 그런 감정적인 끌림이었다고 생각했고 그 또한 하느님의 환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견진교리 첫시간을 듣고 보니 아니다. 나는 천주교인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내 개인적인 삶의 태도, 문제제기와 가톨릭 사회교리의 일치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우연인가? 우연인데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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