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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원 Oct 08. 2016

정치는 쇼비즈니스다

뉴스와 현장의 차이…카메라 돌아갈 때만 일하는 정치인들

여당은 빠진 국정감사.


처음 국정감사 취재를 한 2014년이 떠오른다. 감사 장면을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으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돌아왔다. 팽팽한 긴장감 따윈 없었다. 국감 현장 대부분은 생각보다 지루했다. 상임위원들은 회의 중 동료의원과 잡담을 나누거나 하품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자리를 비웠다. 국감에선 여야 상임위원들이 번갈아가며 질의를 한다. 순번은 미리 정해져 있다. 그러니 몇몇 의원들은 질의할 차례에만 회의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의원들의 태도였다. 바로 전까지 하품을 하며 지루해하던 의원도 자신의 질의 차례가 오면 안면을 바꿨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피감기관장을 꾸짖었다. 어떤 의원은 맥락 없이 “나라꼴이 이게 뭐야!”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런 장면이 연출되면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연달아 터진다. 영상기자들의 손놀림도 바빠진다. 기관장을 꾸짖는 의원의 생생한 모습은 그날 저녁 메인뉴스를 장식한다. 뉴스만 보면 긴장감 넘쳐 보이지만 그렇게 화를 내던 의원도 질의가 끝나면 자리를 뜬다. 회의는 진행 중인데도 말이다.


이런 전후 사정은 현장에 있어야만 알 수 있다. 물론 누구나 온라인에서 국감을 생중계로 볼 수 있지만 한낮에 그걸 볼만큼 여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들 토막영상만 접할 따름이다. 그러니 영리한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장면을 연출해 미디어에 노출시킨다. 사람들은 내용 그 자체보단 이미지로 사건을 기억한다. 정치는 일종의 쇼비즈니스다. 요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투쟁을 보고 있자니 더욱 분명하게 드는 생각이다.


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16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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