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살 때 쓴 일기.
내가 나이를 먹는다는 걸 느낀다. 스무살 때는 스물다섯살 언니들을 보면 엄청 어른같이 보였는데, 지금은 내가 그 스물다섯살 언니가 되어 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는건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억울해 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추억들도 차곡차곡 쌓고, 인생에 대한 여유도 조금씩 쌓아나가서 나이를 헛되이 먹은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괜찮다. 나는 스무살 때보다 피부 탄력은 떨어졌을지언정 마음은 단단해졌고,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쓴 글 중에 인생이 참 행복하다고 쓴 것을 보고 정말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 삶의 마지막 장 즈음에서 내 인생을 그렇게 돌이킬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