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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원 Nov 14. 2021

20년 만에 다시 시작한 조조전


삼국지 조조전을 다시 시작했다. 내가 이 게임을 한창 하던 게 중학교 때니, 거의 20년 만인 것 같다. 그 당시에 엄청 심취해서 게임을 하면서 한글 97에 조조전 공략집도 썼었다.(최종 마무리는 못함) 나는 공략집 같은 거 절대 안 읽는 성격인데 썼었다는 게 너무 웃기다. 그만큼 애정 했던 게임이다.


조조전은 코에이에서 만든 SRPG 게임으로 삼국지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걸전, 공명전, 조조전 중 마지막 작품이다. 1998년에 만들어진 게임으로 나는 2000년대 초반에 했었다. 극악의 난이도로 플레이 의욕을 떨어트렸던 영걸전, 너무 쉽게 만들어져 시시했던 공명전에 이어 완결판 느낌으로 나왔다. 영걸전에서는 장수들을 열심히 키워놓지 않으면 상대의 레벨이 너무 높았는데, 조조전은 전투에서 우리 팀 라인업의 레벨에 맞게 적군의 레벨도 매번 조정된다. 그래서 좀 어려운 전투다 싶으면 과감하게 한 명은 버린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레벨이 최하인 선수 한 명을 끼워 넣는다. 그러면 우리 팀의 레벨 평균값이 낮아져서 상대편 장수들의 레벨도 낮게 등장한다.


신기한 게 이렇게 오랜만에 게임을 하는데도 위화감이 전혀 없다. 마치 매일 해온 게임인 것처럼 조작법과 스토리, 공략법이 머릿속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요즘 관심사는 '호궁 가락' 파트에서 전위 살리기다. 초반에는 나름 난도가 높은 전투다. 세이브와 로드를 무한 반복해야 깰 수 있다. 전투에서 패배하면 전위는 잃지만 우수한 아이템(아마도 봉황 깃옷)을 획득할 수 있는데, 왜인지 오기심이 발동해서 살리고만 싶다. 그것이 조조전의 숙명인 것만 같다. 그래서 지금 전위만 엄청 키우는 중이다.


조조전은 온라인으로도 나왔었다. 넥슨이 코에이로부터 IP를 사서 2016년에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출시했었다.(2020년 서비스 종료) 그때도 폰으로 게임을 하긴 했지만 컴퓨터로 하는 것만큼 푹 빠져서 즐기지는 못했다. 왜인지 몰입이 잘 안 되더라. 고전게임만의 그 묘미가 있는데 요즘 나오는 온라인게임들에선 그 느낌이 안 난다.


삼국지 5도 열심히 했던 게임 중 하나다. 조조전보다는 자유도가 높다고 해야 하나, 좀 더 전략적인 게임이다. 조조전은 이미 짜인 스토리에서 내가 장수를 육성하고 전투를 한다면 삼국지 5는 군사를 모으고 장수를 등용하고 내정을 하고, 땅따먹기를 해서 천하를 통일해야 하는 게임이다. 삼국지 5도 그렇고 조조전도 그렇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BGM! 두 게임 모두 아름다운 음악이 심금을 울린다. 조조전 처음 실행할 때 오프닝 음악 듣기만 해도 전율이..!


*2021년에 삼국지 조조전 하는 법

- 윈도우에서만 할 수 있다. 나는 아이맥 부트캠프에 깔았다.

- 설치 파일을 실행시키고, 가상 디스크에 마운트해서 게임을 한다.

- 해상도 차이가 너무 나서 게임을 실행시키면 화면이 너무 작다. 해상도를 게임에 알맞게 조정하자.

- 처음엔 세이브가 안돼서 애먹었다. 게임을 설치해야하는데 실행만해서 그런 것이었다.

- 지금도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음악이 계속해서 연속재생돼야 하는데 한번재생되고 끊긴다.ㅠ 로드를 하면 음악이 다시 나오지만 음악 듣자고 계속 로드를 하는 것도 좀 번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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