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주는 설렘
2010년 1월 31일 일요일
드디어 떠난다. 이 날이 오긴 왔구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우려를 동시에 안고 간다. 기대된다!
(주: 공항에서)
2010년 1월 31일 일요일 한국시간 21:20
출발한지... 7시간 정도 됐나. 한건 없는데 시간은 많이 흘렀구나. 비행기의 좌석은 굉장히 좁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편.. 눈치 보여서 물도 못 마시고 있다. 화장실 갈 때마다 비켜줘야 하니까.
설레고 기대되고 한편으론 내가 왜 거기까지 가나 싶고. 아마도 그런 거겠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관성 때문에. 그냥 늘 살던 대로 살면 편할 텐데, 굳이 새로운 환경을 향해 떠나는 거니까. 그것도 "혼자". 두렵고 낯선 만큼 값진 경험이 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어서 내렸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몸 성하게 다녀오자. 파이팅!
1월 31일 일요일 영국시간 18:30
히드로 공항에 내려서 지하철 탑승. 두근거리는!! 지하철표 구매하기. 지금은 Hatton Cross역입니다. 생각보다 지하철엔 사람이 없고, 되게 좁다. 음.. 생각보단 모든 것이 순조롭다. 히드로 공항은 Zone6이고, 내가 묵을 곳인 Gloucester Road역은 Zone 1이다. 요금은 4.5파운드. 꽤 비싸구나! 카드로 결제하려 했는데 실패. 밤이라서 바깥이 어떻게 생겼는지 하나도 모르겠다ㅠㅠ
암튼 터미널 1에서 이 열차 타는 것 맞냐고 물어보려고 한 여자한테 "Excuse me"라고 용기 내어 외쳤는데, "한국사람이에요"라고 귀찮은 듯 대답.
아, 기대된다. 얼른 숙소 가서 쉬고파. 비행기는 너무 힘드로..
Teminal 1 → Gloucster Road 14 정거장, 36분. Picadilly line.
2월 1일 월요일 11:10, 런던
런던아이를 바라보며 혼자 하는 여행이 이토록 신날줄이야. 정말 좋다. 애로사항은...
①아직 전화 거는 법 X
②다리.. 가려움 ㅜㅜ 병 도짐 (주:겨울에 걸어 다니면 간혹 피부가 가려운 증상이 있음)
③약간 추움.
이 정도? 풍경도 멋지지만 혼자라는 자유로움과 여유가 더 신나. 또 빅벤 종이 울린다. 15분이 흘렀나 봐. 셜록홈즈서 봤던 국회의사당. 감격. 은행 진입은 실패. 그리고.. 템즈강 엽서 파는 아저씨가 "니하오"라고 했음.
2월 7일 일요일
<아침> 바게트, 리옹역 예약 / 날씨 좋으면 유람선~
① 퐁피두: 11호선 Rambuteau.
② 오르세: R-C, Musee Orsay
③ 루브르: 7호선 Loyal Musee du Luvre
Plz Things to do.
① 리옹역 야간열차 예약
② 바르셀로나 숙소 예약
③ 마드리드 숙소 예약
④ 렌즈 어디서 사지? → Chatelet 역, Grand Optical
2월 12일 금요일
아침 일찍 마드리드. 가장 행복했던 하루. 스페인의 열기가 느껴져 따뜻했던, 잊지 못할 하루.
2월 13일 토요일
마드리드, 2박. 프라도 미술관, <천사와 악마>.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
2월 14일 일요일
이제야 조금 안정이 되는 듯. 4호선을 탔다.
여행을 하며 가장 불편한 것이 있다면 첫째는 추운 날씨, 둘째는 무거운 짐, 셋째는 건조한 피부, 넷째는 무기력 혹은 혼란스러운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 불행히도 오늘은 거의 네 가지가 겹친 것 같아.
내가 후회하는 것은 무슨 일에 대해서일까? 추운 곳에서 오래 서 있었다는 것. 기다렸다는 것에 대한 후회와 자존심 상함? 그런데 정말 그 말마따나 내가 순수해서,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은 것인가? 좀 속상하다. 나는 다시 보고 싶었던 것 같아. 그래, 그랬어. 특별한 사람이 되길 바랐어. 어떤 형태의 관계로 든 간에 말야. 그런데 지금 상황은, 완전 한편의 신파가 돼버렸잖아? 끔찍한 일이지.
2월 15일 월요일
Reservation Easy Jet.
오후 4시 15분 출발 MAD
오후 7시 20분 도착 ROME Fiumicino(FCO)
오후 8시 50분 테르미니역 24번 플랫폼 MOCA커피숍(로마 시내)
해외여행도 처음이었고, 혼자 여행도 처음이었다. 24살, 유럽여행 중에 썼던 일기다.
여행 초반에 쓰다가 말아서 모든 기록들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때의 감정이 어렴풋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