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원 Jan 22. 2016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방법

자동차·IT업계 자율주행차 경쟁 중…안전·보안이 관건

미국 네바다주의 자동차 번호판은 파란색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빨간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다니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라는 표식이다. 네바다주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량에 면허증을 발급해 줬다. 자율주행은 가능하지만 아직 사람 없이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자율주행차에는 반드시 2명 이상 탑승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업계의 자율주행차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신광근 연구위원은 서울모터쇼가 9일 주최한 ‘자동차, IT 기술을 만나다’ 세미나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포드, GM, 도요타, 닛산 등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면서 “2017년부터는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는 차들이 대거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자동차회사들이 자율주행차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신 연구위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 중 자율주행차 개발을 안 하는 회사는 없다. 기술유출 등의 문제로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뿐”이라며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공동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된다면 중앙에서 데이터를 취합해 적절하게 교통량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된다. 홍성수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자율주행차로 인해 도로 정체가 줄고 주행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도로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56분이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자동차 사고가 줄고 운전이 서툰 계층도 안전하게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9일 오후 서울모터쇼 전시장에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경진대회 수상작이 전시돼 있다.   ©중기이코노미


현재 자율주행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돌입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역사는 2004년 이라크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들이 차량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테러를 당하자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자율주행차 대회를 열었다.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은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 240km를 완주하면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주겠다고 내걸었다. 첫 대회에서는 어느 팀도 완주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상금을 200만달러로 올렸다. 1년간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참가팀 중 5개팀이 사막 완주에 성공했다. 스탠포드대학이 1위, 카네기멜론대학이 2위였다. 2007년에는 도시로 무대를 옮겼다. 이 대회에서는 카네기멜론대학이 1위, 스탠포드대학이 2위를 거머쥐었다. 구글은 이들에 주목했다. 카네기멜론대학과 스탠포드대학 출신의 인력들을 그대로 영입해 지금의 자율주행차를 만들었다.  


구글의 자율주행기술을 떠받치고 있는 다른 축은 지도 데이터베이스다. 차가 자율주행하기 위해서는 차선 수와 너비, 신호등, 방지턱 등 자료가 필요한데 구글은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신광근 현대모비스 연구위원은 구글이 자동차를 파는 일차적인 목표만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 구글이 자율주행차량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차를 생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구글이 자율주행차량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해 놓은 뒤 거기에 필요한 지도나 서비스들을 (자동차 업계에) 제공해 수입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자율주행차 시장 전망

<자료=자동차, IT 기술을 만나다 세미나 中 현대모비스 신광근 연구위원>   


올해부터는 기존 자동차회사들도 고속도로에서 자동주행을 할 수 있는 차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신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자동주행이란 운전자가 착석한 상태에서 일부 구간만 자동으로 주행할 수 있는 단계다. 또 2020년경부터는 고속도로에서 차선변경, 끼어들기까지 가능한 자율주행 차량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 내부에서의 자율주행은 그 다음 단계다. 도시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등 고속도로보다 변수가 많아 기술개발도 더욱 까다로운 탓이다. 신 연구위원은 “2025년부터는 신호등, 횡단보도, 교차로, 로터리, 보행자 등을 고려해 도심에서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량이 나오고, 2030년이 되면 무인주차까지 가능한 완전한 형태의 자율주행차 기술이 완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용화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안전성이다. 차량 내 통신 보안도 문제다. 해커가 차량 내부의 통신망에 침입해 프로그램을 조작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신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가 통신망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통신망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율주행차는 자체적으로 운행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에 2015년 4월 10일자로 보도된 기사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지부진 스마트시계 “스마트폰과 달라야 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