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출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들으며 영어공부를 하니 예술에 대한 촉촉한 감성이 다시금 올라온다. 매일 예술가-미술가든, 음악가든-를 만나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들으며 부단히도 이해하려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고, 예술놀음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정치싸움을 보며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그립다. 그때의 나도 상당히 예술가들처럼 살려 노력했었다. 특별한 건 아니다. 예민한 촉수를 가지고 일상을 달리 보는 일. 당연한 일에도 의구심을 품고 그 의구심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일. 숫자놀음과 세속적인 일을 약간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일.
지금의 나는 주로 수를 다룬다. 숫자가 중요한 분야고, 참으로 세속적인 분야다. 모든 것은 돈으로 귀결된다. 자연스레 나란 인간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준다. 부정하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술관에 가고싶다. 드문 드문 걸려있는 그림, 높은 천장, 미술관 냄새, 시원한 공기를 느끼고 싶다. 바닥에 앉아 10분 쯤은 거뜬히 지겹지 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림 한 점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