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5. 김해뉴스 게재 칼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문화예술계에서도 축제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법정문화도시지정사업에서 아쉽게 김해시가 탈락됐습니다. 오랜시간 많은 분들이 노력했지만 더 잘 준비하고 기반을 만들었던 타도시와의 경쟁에서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패나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철저한 점검을 거쳐 다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아쉬움을 느끼며 몇 가지를 돌이켜 보면 오랜시간 문화도시를 조성해왔던 다른 도시들과,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짧은 시간 급성장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해 사이에는 조금은 갭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것은 또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필자가 오랜시간 꾸준하게 이야기해 온 것 중 하나가 차별화된 로컬문화, 로컬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무엇으로 우리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는 그룹들이 더욱 많아져야합니다.
지금부터 김해에서 더 중요한 점은 이전 칼럼에 언급한 것처럼 건강한 시민운동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많은 토론과 다양한 비평들을 쏟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자기 것을 먼저 내어놓고 주변에서 그 일에 동참하는 이가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씨앗이되고, 관심과 참여는 공기와 물이되어, 땅을 뚫고 싹을 틔우는 일련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지금 세대가 이야기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름만 있는 민관의 거버넌스가 아닌 제대로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고 한 걸음 씩 밟아 나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름을 만들수도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고, 홍보도 할 수 있지만,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일은 엄청난 에너지를 요합니다. 실무를 보는 사람들과 참여하는 시민들, 구조를 만드는 행정, 지역경제를 운영하는 기업까지 다함께 가치를 인식하고 도시브랜드를 만들어내야 가능한일입니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시작돼 2020년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움직임들을 주목해 볼 때 다음세대의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라 비난하던 2030세대들이 비건운동을 통해 환경을 지켜나가며 불편을 감수해가는 부분부터,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기인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증대, 실제 그것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모습을 볼 때 다음 순서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최근에는 가깝고 조용한 곳에서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가치로운 일에 선뜻 자기 것을 내어 놓을 수 있는 문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상이 문화가 되고, 무언가를 공유할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은 로컬브랜드을 만들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해는 자원이 확실이 충족돼 있는 도시라 생각합니다. 김해다운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재료는 충분하니 이 재료로 제대로 된 레시피를 만들고 충분한 시간을 숙성해 그것을 함께 나눈다면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문화도시, 일상이 문화가 되는 도시, 살고싶은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새로운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먼저 마음이 뜨거워지는 분들이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비판보다는 꾸준한 응원과 격려로 동참해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단순하고 맹목적인 열심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지혜로운 열심이 필요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김해를 바꿔가고 다음의 김해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원문
http://m.gimha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