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음악치료사 이원지 Jun 10. 2023

아무 일도 없는 토요일의 행복

_2. 어슬렁 어기적 어울렁한 오늘 

‘230610


이 얼마만의 자유로운 토요일인가.

아무 일도 없다. 그 어떤 스케줄도 약속도 없다.

고로 홍천이와 나는 어젯밤 늘어지게 한쪽 벽면에다 영화를 띄워놓고 보다자다 보다자다.^^

(물론 그녀들 깨지 않게 문을 굳게 닫고. 볼륨조절이 생명이야.)

내기준의 늦잠을 자고. 일어나자마자 아침거리를 생각하고.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수 있는 아침을 내고.


잠옷바람으로 이른 오전을 휘기적거리다가 홍천이는 이발하러 미용실로.

나와 그녀들은 어기적거리며 밖으로. 비누방울 불면서 시간을 좀 보내고.

이발을 마친 아빠와 만나 잠시 거리를 활보하다 살짝 출출하던 찰나 눈앞에 있는 떡볶이집으로.

마침 생일쿠폰도 있고 맛나게 냠냠. 바로 윗층엔 또마침 빙수집이 있네. 또한번 맛나게 냠냠.

이제 또 별일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는길도 재미나지. 먼저 뛰어가서 모퉁이에 살짝 숨어 걸어오는 딸들을 놀래키기도 하고. 심하게 놀란 딸은 와앙 울고. 달래다가 그네 한번. 그리고 집으로.


집에 오니 한것없이 오후 2시. 이쯤되면 꼭 오는것이 있으니 그것은 잠.

오빠야 뭐 당연히 이시간에 누워자는데. 나도 오늘은 졸리네. 손만 씻고 침대로 그야말로 푸웅-덩. 딱 한시간. 고새 꿈도 꾼.


자 이제. 엄마아빠는 잠시 너희와 떨어져있고싶어 얘들아. (8살 10살 딸들)

아빠엄마는 지극히 둘만 있고 싶은 맘에 아이디어를 짜냈는데 말야.

우리 2:2 데이트를 하는거야.

아빠는 엄마랑, 너희는 너희랑.

시간은 딱 2시간. 무려 2만원이나 줄거야.

너희끼리 상의해서 밥도 먹고 후식도 먹으렴.

우리 2시간 뒤에 만나자. 누이좋고 매부좋고. 우리모두 좋고.


하여 나는 지금 그렇게 애정하는 프로퍼커피바 카페에 그렇게 애정하는 홍천이랑 둘이.

너희는 너희끼리 동네 어슬렁. 그녀들이 선택한 메뉴는 김밥. 아직 디저트메뉴 소식은 들어오지 않았고.

하하. 좋다. 고새 더욱 컸구나. 이제 둘을 내보내도 되는구나. 점점 자유의 몸이 더욱 되어간다.


'편안함에 이르렀나, 원지홍천.'


아무일도 없는 토요일.

무계획으로 어울렁어울렁하나 나름 야무지게 흘러가는 오늘.

토요일이 이틀쯤 더 있으면 좋겠어.

오랜만에 여유론 오늘의 마음. 대상은 잘 모르겠지만 누구든 어쨌든 아무튼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에 묻혀 사는 날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