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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악치료사 이원지 Jun 13. 2023

(눈물) 올라프가 녹았어 (눈물)

_4. 수아의 어젯밤 꿈

'230613


"엄마~ 이리와~"

AM 7:16.  막 잠에서 깬 8살 딸이 엄마를 부른다.


"엄마 나 꿈에 티니핑이 나왔다. 안녕 자두야에 나오는 강아지도 나오구.

그리고 내가 아이돌이 되어서 춤도 췄어." (참고로 그녀는 고도비만인 중.)

"오우. 수아 혼자 나왔어 팀이었어?"

"팀이었어. 근데 내가 노래하니깐 사람들이 막 박수를 치는거야

그래서 깼는데 깨보니깐 저기서 공사하는 저 소리였어."



몇개월 전인가는

아침에 낮은소리로 섧게 울며 엄마를 부르기에

무슨일인가 싶어 달려갔더니

글쎄 꿈에서 올라프랑 놀고 있었는데 고녀석이 녹았단다.


너무 귀여워서 웃어버리고 싶지만

또 이 순수함이 못내 너무 귀해서 함께 슬퍼해줘야지 어쩌겠어.



어릴적에 내 남동생은 그렇게 만화영화를 좋아했는데

꿈에 피카츄가 자주 등장하고는 했었다. 본인이 피카츄를 데리고 다니면서 온갖 탐험을 했단다.

두살 누나인 나도 분명 어렸을텐데 어린 마음에도 그런 동생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딸이 경험하고 있는 세상의 즐거운 거리들이

캐치티니핑이어서, 안녕자두야의 강아지여서 고맙고.


1학년에 OO키로를 육박하면서도 아이돌이 되는 자신감 충만한 꿈을 꿔주어서

자신의 어떠함에 상관없이 현실과 꽤나 동떨어진 미래를 그려주어서 고맙다.

(엄마 내가 발레리나가 되면... 엄마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엄마 내가 치과의사가 되면.. 엄마 내가 올림픽에 나가면...)


여덟살. 아직은 어줍짢게 귀여운 나이. 고 순수함에 이제 여러 다양한것들이 얹어지겠지.

꿈의 주제는 어떻게 바뀔지. 그땐 엄마한테 꿈 이야기 따윈 하지 않겠지.

아쉽고 아깝다. 저어기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도록 글로나마 남겨놓아야지.

수아야 네가 8살때는 이런 꿈을 꿨었단다. ^^


우리딸. 우리딸. 우리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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