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은 어떤 할아버지, 내 눈에 앉은 물.
'240830
해내야 하는 일들 산등성이에 묻혀 카페에 앉아 이것 팍 저것 팍 쳐내고 있는 중, 내 직선거리 앞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온다.
아메리카노 하나 시키고선 멀겋게 앉아 창밖만 바라보신다.
한창 바쁜 나와 대비되어 들어오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또 괜히 시리다.
너가 어떻게 알아.
할아버지가 힘든 중에 잠깐 달콤하게 쉬고 있는 것일 수 있잖아.
그 어느 때보다 어떤 장소보다 지금 이 시간과 이 곳을 행복해하는 중일 수도 있잖아.
또또또.
모르겠다. 나혼자 그려놓고 나혼자 상상해버리는것일수도 있겠으나
그냥 모자 푹 눌러 쓰고 목 허리 구부정한 할아버지 모습이 아린것은 부인할 수 없으니.
나의 타고난 성정의 온기와
적선까지 이어질 때의 차갑고 짜친 이성.
무엇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니
일단은 눈에 앉은 물, 여기 즈음에서 마음을 접는걸로.
또또또 하여간 주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