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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이머문자리 Nov 11. 2022

초기 스타트업의 CFO가 해야할 일

초기 스타트업의 CFO는 CEO에게 잘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Seed부터 Series B까지 단계의 초기 스타트업 대표는 CFO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고속 성장을 하는 경우에는, 빠르게 매출이 오르기 때문에, 수익, 비용을 정확히 매칭할 필요를 못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잘 안되고 있을 때는, 비용을 아낄 곳도 없는데, 수익도 크지 않아서 서로 맞추고 자시고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숨통이 트여서 CFO를 처음으로 찾게되면, 진정한 의미의 CFO보다는 IR pitch deck에 재무 관련 장표를 다듬어 주면서, IR에도 능한 사람을 찾게 된다. 이 말을 반대로 말하면, CEO가 재무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CEO, CFO 케이스도 많고, 시리즈 C 이후부터는 회계사 출신 CFO가 오면서 제대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CFO로 온 사람이 業의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우수한 회계사가 오더라도 CEO와 마찰이 생기거나 삐걱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첫번째로, 초기 스타트업의 CFO는 최우선적으로 CEO에게 재무/회계적인 개념을 가르쳐야 한다.

대기업에 다닐 때는 재무제표가 기업의 언어이기 때문에 영업팀에 있더라도 재무제표 공부를 계속 시켜줬다. 집합 교육을 하건, 온라인 교육을 듣건 말이다. 직급이 올라갈 수록 재무적인 지식을 더 많이 함양해야만 할 수밖에 없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놀랍게도 월 마감을 하면, SBU 단위까지 세전이익이 나왔었다. 그리고 팀의 성과를 세전이익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팀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의 재무/회계 지식은 알 수밖에 없었다.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재무제표를 면밀히 만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회계나 재무보다는 실적을 내년 영업이 최우선이 된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재무/회계적인 절차가 Front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것으로 비춰지기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는 CEO의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의지를 같기 위해서는 CEO가 재무/회계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재무제표가 기업의 언어이고, 회사가 지금 얼마나 손익이 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 그렇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의 CFO는 CEO에게 재무/회계적인 개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전표 처리를 어떻게 하는 지를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라, 발생주의와 현금주의 같은 재무/회계의 개념들을 심어주고 그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Cash flow management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내가 2016년에 CFA charter를 취득하기 위해서 3년 정도 공부를 했고, Financial Reporting Analysis라는 과목을 통해서 나름 재무제표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1년부타 AICPA를 공부하고 있고, 현재 3과목(FARE, BEC, AUD)을 통과하고 보니, CFA 취득 당시에 공부한 재무/회계 지식은 수박 겉 핥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더해서 회사의 대표라면 AICPA 수준의 회계 및 감사 지식을 보유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재무제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회계사에 의해서 어떻게 감사받게 되는 지를 모르고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어쩌면 눈 감고 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AICPA를 취득할만큼 공부할 시간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CFO에게 배우겠다는 마음을 갖고, 최소한 재무/회계의 개념까지는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를 토대로 조직 운영에 활용해야 한다.


두번째로 해야할 일은 재무/회계적인 개념을 경영진과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재무/회계라는 것이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Rule과 같은 것인데, 운동경기를 하더라도 Rule을 알고 운동경기를 하는 것처럼, 회사 운영도 당연히 Rule을 알고 그 안에서 운영이 되야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 CFO만 재무/회계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영진을 포함한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그 Rule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의지를 가지고 회사의 운영 규칙에 반영하여 생활 속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한다.

그 동안 성장 일변도로 달려왔기 때문에, 갑자기 재무/회계라는 rule에 맞춰서 일을 하게되면, 처음엔 불편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 일하던 2007년 즈음 SAP로 ERP를 도입했었는데, 영업팀에서의 저항감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추진되었고, ERP에 익숙해지면서 부터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처럼 처음 접하게 되는 행정적인 부분들이 불편할 수 있지만, 제대로만 set up이 되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CEO에게 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해주어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의 대표는 창업자일 것이고, 대주주일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내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식회사는 주주가 주인이고, 경영자는 agent로서 회사 운영을 한다. 경영과 소유가 분리되어 있는 주식회사의 개념을 잡아야 한다. 당연히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대주주이기 때문에 경영자이면서 소유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외부 투자유치로 주주가 늘어나면, 창업자가 온전한 주인일 수 없다. 이 때, 내 회사를 뺏긴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외부투자를 받지 말고, 자신의 돈으로만 사업을 해야할 것이다.

회사의 주인이 주주라고 생각해야만 주주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사업을 펼칠 수 있다. 내 회사이고 나를 위해서만 일하는 마음가짐으로는 주주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IPO까지 가게 되면, 진정으로 내 회사가 아니게 된다. 상장 전까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주주의 수는 많지 않은데, 상장을 하면서 부터는 개인 주주의 수가 늘어나고, 주주의 요구사항도 다양하고 많아진다. 이 때, 경영자로서 주주 이익 극대활르 위해서 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상장을 하면 안된다.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서 잘 성장하셔서 CFO를 구하게 되는 시점은 시리즈 B~C 정도일 것이다. 지금까지 대표님께서 잘 해오신 것을 알지만, 앞으로 더 잘 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이 공부하셔야 한다. 만약 CFO를 구하고 계시다면, 재무, 회계적인 개념을 배우는 데 지원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방향으로 고민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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