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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이머문자리 Nov 21. 2022

리더는 그때 그때 달라야 한다.

지금이 바로 당신이 변해야 할 때이다.

대기업에서 지내다가 스타트업에 오니, 많은 관심사가 리더십에 쏠려 있다.

리더십도 배워야 하는데, 스타트업에서는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리더십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빼고 보면, 리더십이란 '사람을 이끄는 일'이다.

사람은 개개인이 다르고, 한 개인도 매 순간, 매 시절 다르다. 그렇다면, 리더는 그런 변화무쌍한 사람들을 잘 이끌어 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가 상황과 현상에 맞춰서 빠르게 변해야 한다.



대기업에서 경험했던 사례를 근거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대기업에 근무하던 시절, 해외 투자한 사업장에 법인장님이 계셨다. 이해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이 분의 성향을 '독불장군'으로 말해본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좋은 점, 나쁜 점이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모두 나열하면 보편화가 덜해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해외 투자 사업이라는 것이 현세의 스타트업과 다를 것이 없다. 아무 기반 없는 곳에서 사업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스타트업과 결이 같다. 본사에서 많이 도와주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도 않다. 대기업에서도 본사는 스타트업의 투자사들처럼 사업이 잘 되면 도와주겠다는 태도를 가진 편이다.

맨 땅에 헤딩하는 사업 초기에는 독불장군 스타일의 리더가 일을 잘한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차근차근 사업을 끌어나가면 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좋은 의견도 무시되고 '전진 앞으로!'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그렇게 수년을 보내면, 사업은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오르지만, 조직원의 원성이 커지게 된다. 이러한 원성은 본사 인사팀에 포착되고, 그로 인해서 독불장군 법인장의 평판은 좋지 않아 지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법인장으로 변경이 된다. 차기 법인장으로 발령받으시는 분은 좀 더 온화한 분이었는데, 조직원의 원성을 잘 다독이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냈다. 



독불장군 법인장과 온화한 법인장 중에 온화한 법인장이 더 좋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이 성숙하는 cycle에 맞춰서 리더도 변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독불장군 법인장이 사업의 성숙 단계에 맞춰서 온화한 리더가 되었다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물론 두 분 다,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었다.)

그런데 '사람은 고쳐 쓰는 것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자기가 변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어느새 자신도 꽉 막힌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다.

만약, '나는 해당 없는 이야기네.'라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자신과 자신의 조직 구성원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나에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이 이야기를 스타트업으로 돌아와서 해본다면, 스타트업의 경영진들은 빠르게 변하는 회사 성장 속도에 자신을 맞출 준비가 되어야 한다. 시리즈 A~B 때 하던 식으로, 시리즈 C~D 때처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나는 다를 것이다.'라고 자만하지 마시라.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를 실행하려면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서 내가 투자심사역을 하면서 스로 결론 내린 것은 '시리즈 C 때,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꿔야 한다.'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앞선 대기업의 사례처럼 강제적인 리더의 변경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물론 전문경영인이 와서도 망할 수 있지만, 나는 현재의 경영진과 다른 스타일과 다른 전략으로 회사가 조금 더 빠르게 스케일업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본연의 사업 키우기에 바쁘게 시리즈 C까지 왔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고, 전문경영인은 수평적/수직적 인수 합병을 통해서 사업 분야를 확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대표나 창업자가, 전문경영인으로 뽑을만한 후보를 미리 많이 만나봐야 한다. 그러기 싫다면, 본인이 스테이지별로 변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해야 할까?

내 생각에는 딱 한 가지만 하면 된다. 문제가 생기면, 모든 문제를 '나' 자신에게서 찾기 시작하면 된다. (모든 문제가 대표나 경영진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리더들이 조직에 문제가 있을 때, '나'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데에서 시작하는데, 그것이 문제를 더 키우고 있을 수 있다. 현재 조직 운영에 한 치의 삐걱거림이라도 있다면, 그 일이 발생한 본질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이 나에게 닿아 있지 않은 지 돌아보자.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초기에 아무것도 없는 회사를 기업가치 5천억~1조까지 키워냈으니까, 리더는 내가 하는 것은 모두 옳은 것이라는 편향을 갖고 있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리즈 C 이후부터는 이러한 편향이 되려 회사의 성장을 저해한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나' 외의 곳에서 찾으려 하다 보니, 문제의 본질에는 닿지 못한다. '너 때문에 그렇다'라고 해야 하는 '너'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너'만 없으면 잘 될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 '너'들을 아무리 내보내도 본질적인 문제의 근원이 '나'라면, 조직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이러한 편향이 성장을 저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대표가, 경영진이 문제야 라는 식의 비난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나'의 문제를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인정하고 나면, 몇몇 문제들은 쉽게 풀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연하게도, 조직은 더욱 잘 돌아가고, 회사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스타트업의 대표, 경영진들은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평가하고,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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