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 가진 부모들 보면 2~3년 선행 학습 하는 것은 기본인 것 같다. 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과학고는 초4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집은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다. 앞으로도 안 시킬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일반 중학교를 간다고 생각해 봤다. 같은 반에 선행학습한 친구들이 50%를 넘기고, 그 아이들은 평소 수업엔 덜 집중할 경우 선생님은 열정적으로 수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물론 내가 아는 상식에서는 선생님들이 열의를 가지고 가르치실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선생님도 한 분야의 직장인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가르치는 열의도 열심히 듣는 학생들로부터 시너지를 얻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선행학습 안 한 내 아이를 잘 가르쳐줄 선생님이 있는 학교에 보내겠다고 생각해서 이우학교를 보내게 되었다.
왜 선행학습을 안 하나
나는 초, 중, 고, 대학교를 거치면서 내가 진짜로 배우고 싶었던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부터는 다양한 학문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리학, 통계학, 심리학, MBA 등이 지금 다시 배워보고 싶은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배움에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는 세상을 보고, 경험하면서 그 이치를 알아가는 것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과정도 아이들이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는 평균적인 속도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선행학습은 온전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제대로 된 배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상의 이치를 더 빨리 알아가는 소수의 천재나 영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 많이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개개인의 고통이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낭비가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자기만의 속도로 공부하기를
내 아이가 스스로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속도에 맞춰, 자기만의 속도로 공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도 자신들만의 속도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과 공존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