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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r 15. 2024

벗어나지 못하는 사교육의 늪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 마음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드는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사교육비에 대해 조사한 통계를 다룬 내용이었는데요. 어제 교육부와 통계청 주관으로 진행하고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의 학생 약 7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폐해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하고 있는 걱정도 아닙니다. 다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으며 점점 상황이 심각해진다는 점이 문제죠.




뉴스에 인용된 통계를 보니 시사하는 내용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학생수는 1년 사이에 7만 명 감소(528만 명 → 521만 명, 1.3%)했는데 사용된 총액은 되려 증가(26조 → 27.1조 4.5%)했습니다. 총액 규모 또한 2021년(23.4조), 2022년(26조)에 이어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교육에 대한 참여율, 주당 참여시간, 1인당 월평균 비용 상승률 또한 모두 월급상승률을 상회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 통계에는 재수생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재수종합학원의 비용이 한 달에 400만 원 가까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모든 통계는 훨씬 더 위로 올라가겠죠. 거기에다가 영어유치원과 같은 유아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으니 이미 우리나라는 사교육의 늪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둥이들은 현재 보습학원을 따로 다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한 번 검색을 하고 주위에 물어서 요즘 중고등학교 학원비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봤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얼마 정도 드는지 궁금해서였죠. 이제 법이 바뀌어서 보습학원들은 교습비를 공개를 해야만 하기에 정보는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와 수학학원 교습비만 봐도 한 과목당 50만 원이라는 말이 맞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50만 원으로는 들을 수 없는 수업도 있더군요. 저희 집이라면 둘을 아래 표에 나온 대로 영어, 수학 학원에 보낸다고 가정한다면 200만 원은 무조건 넘습니다. 한 달에 500만 원을 버는 집이라고 해도 중고등학생 아이가 둘이라면 교재비까지 포함하면 수입의 절반아이들 공부에만 쓰는 셈입니다.




그러니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에 어마어마한 사교육비가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교육에 대해서 항상 걱정하는 부분이 '자녀에게 이렇게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 과연 내 노년은 누가 책임져주느냐'입니다. 교육빈곤층을 뜻하는 '에듀푸어'라는 단어도 그래서 나왔습니다. 소신을 가지고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지 않고 무조건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게 되면 그 끝은 그리 밝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당에 사는 학부모가 지출하는 비용



그런 점에서 아이의 공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철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ㅇ 아이에게 알맞은 방식의 공부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ㅇ 공부는 부모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ㅇ 사교육을 보완재가 아닌 필수재로 여기면 집중력과 의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ㅇ 체력, 전자기기, 가정 내 환경, 친구 관계 등 공부 외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한다. 


저도 필요에 의해서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시키지만 언제든지 불필요하거나 둥이들과 맞지 않으면 그만두게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좀 더 이 비현실적인 통계들이 정상화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우리 부모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도 말이죠.


한 줄 요약 : 사교육을 적게 하고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경우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게 내 아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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