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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an 19. 2022

3D 프린터와의 전쟁

4차 산업혁명의 기차에 올라타기 버거운 옛날 사람

 3D 프린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중 하나입니다. 글에서도 자주 언급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막연하게 앞으로 더욱 발전할 산업이고 굉장히 미래의 핵심적인 분야라고만 느끼고 있는 정도였습니다.


일단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덩치만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3D 프린터 시장의 규모는 약 126억 달러(약 15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는 이 시장이 약 348억 달러(약 40조 원)가 넘는 규모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하니 가볍게 생각할 크기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거기에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것도 무한대에 가깝다 보니 재료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


 그런 와중에 이 분야에 대해서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 있는 3D 프린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근 아이들이 근처의 구립 정보도서관에 만들어져 있는 펩 라이브러리라는 곳에서 3D 프린터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기본적인 장비 안전교육을 수료하고 나면 기본적인 비용(종량제, 정액제 중 선택 가능)만 내고 3D 프린트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 이후에 둘째가 곰돌이 푸를 3D 모델링을 해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해서 펩 라이브러리로 처음으로 함께 가게 되었고 그렇게 저와 3D 프린트는 처음 상견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 3층에 위치한 이곳은 3D 프린트가 10여 대가 배치되어 있어서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복사가게 같이 보였습니다. 그곳을 담당하는 선생님께서 제게 이곳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대략적인 안내를 해주셨죠.


 이곳에서 프린트를 이용해 원하는 물건을 만드는 방법은 대략 이런 순서를 거칩니다.

1. 3D 프린트로 만들고 싶은 작품 또는 모양을 생각한다.(집에서 가능)

2. 3D 프린트 모델링 프로그램에서 직접 만들거나 싱기버스라는 프로그램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한다.(집에서 가능)

3. 이 파일을 펩 라이브러리의 노트북을 이용해 3D 프린트용 파일로 변환한 뒤 USB에 담아 3D 프린트에 꽂고 해당 파일을 실행한다.

4. 소요시간이 나타나고 프린트가 예열되어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면 작품이 만들어질 때까지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3D 프린트 모델링 프로그램

 딱 한 번 가봐서 온전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복잡한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만들어보기를 원했던 곰돌이 푸는 6시간 10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파일을 스스로 찾고 UBS에 넣은 뒤에 저와 함께 도서관으로 왔습니다.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화분 이름표를 만드는 둘째

아이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을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끼기도 습니다. 파일 편집을 마무리한 뒤 USB에 넣고 프린터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다른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공정

 우리 작품을 프린터로 연결해서 선택하고 만들기를 시작하니 예열이 되기 시작하고 서서히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3D 프린터가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초창기의 가격도 몇 천만 원이었던 시절에 비해 많게는 수백 만원, 적게는 몇 십만 원 단위까지 내려왔다는 설명을 담당 선생님을 통해 들으면서 세상이 정말 많이 변음을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얼마 전 우주정거장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무중력의 공간에서 인쇄를 성공한 사례가 있다는 기사 문득 기억이 났습니다. 이로 인해 우주여행이나 우주산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굉장히 줄어들 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죠. 개인이 마치 공장처럼 원하는 것을 설계도, 프린터, 재료만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거의 다 온 셈입니다.

우주 공간에서 3D 프린팅이 가능하다고? | 중앙일보 (joongang.co.kr)


7시간의 인고의 기다림 끝에 만들어진 3D 푸(Pooh)

오늘 만든 첫 번째 작품은 소탈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둘째는 집으로 돌아가며 조만간 더 다양하고 복잡한 것도 만들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아이한테 무엇을 배우게 하기가 많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 이때 스스로 흥미를 가져주었다는 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즐겁게 돌아왔습니다.

 거기에 선생님과 직접 소통하는 아이의 행동도 나름대로 큰 소득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모를 통해 다른 어른과 소극적으로 소통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결국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와 '재미'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기회가 닿으신다면 꼭 한 번 만들기에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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