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쓴 <파이브 포인츠>에 악기를 배우게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을 계속 가지고 있기에 행복이는 계속 플루트를 배우고 있고 건강이는 피아노를 배우다가 바이올린을 바꿔서 배우고 있습니다. 그나마 방과 후 수업이 따로 있기도 했고 주위에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 가능했던 일이죠.
그리고 배웠다면 아무래도 그 결과를 보여주는 기회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은 제격인 셈이죠.
행복이는 2학년 때부터 플루트로 한 우물을 팠기에 6학년 때 3년 만에 재개된 학교의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습니다. 등굣길 공연을 비롯해 정기공연까지 하면서 꽤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중학교 1학년이 되면서 둥이들 모두 새로운 활동을 위해 오디션을 봤습니다. 중학교와 구립청소년회관 오케스트라였죠. 확실히 초등학교와는 달리 오디션을 할 때 실력자들이 많이 보였다고 합니다. 다행히 둥이들의 실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모두 합격을 하게 되었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연주 실력은 물론 사회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얻는 셈입니다.
그런데 장점만 많아 보이는 이 활동에서 어려운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평일에 했던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중학교와 구립청소년회관 오케스트라 모두 토요일 오전에 연습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중학생들은 학원을 많이 다니다 보니 당연한 수순이었죠.
한 번 모일 때마다 파트연습과 전체 연습을 포함해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씩 하니 힘들 수밖에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토요일에는 일정을 따로 빼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디 외출하거나 약속을 잡기도 만만찮아 결국 하나를 얻기 위해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죠. 평소 제 소신이 주말에는 최대한 자율적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자는 쪽이었는데 오전 시간대만큼은 그렇게 하기 쉽지 않게 된 셈이죠.
그래서 금요일 저녁이 되면 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합니다. 내일 오케스트라에 가기 싫다고 말이죠. 아이들이 싫어하는 일을 시킬 때만큼 부모가 마음이 불편할 때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어렵게 달래서 보내고 나면 돌아온 뒤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기에 보내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둘이서 합주 연습을 할 때면 기특하기도 하죠. 당분간은 무리를 시키지 않는 선을 지키면서 경험을 하게 해 볼 생각입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가장 부모님 말을 듣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악기를 계속 배운 점'이라는 부분이 진짜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기도 해서입니다.
둥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제대로 된 곡을 하나 연주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내공이 가장 큰 인생의 자산이 될 테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저 또한 올해는 악기를 하나 배워보려고 합니다. 아이들과 약속을 했으니 조만간 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글도 쓸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한 줄 요약 : 악기 하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뤄낸다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