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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18. 2024

아이를 성장시키는 오케스트라 활동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쓴 <파이브 포인츠>에 악기를 배우게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악기를 다루는 일은 종합적인 뇌활동입니다. 좌뇌와 우뇌 모두를 발달시켜 줍니다. 게다가 연습을 하는 동안 계속 실패를 해야 하니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도 정말 좋은 활동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아는 뛰어난 과학자, 수학자, 철학자들 중에 악기를 전문적인 수준으로 다룬 사람들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피타고라스가 바이올린 연주가 수준급이었던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핵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자신의 저서 <세계의 조화>에서 행성이 내는 음을 악보에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요하네스 케플러의 저서 <세계의 조화>



이러한 믿음을 계속 가지고 있기에 행복이는 계속 플루트를 배우고 있고 건강이는 피아노를 배우다가 바이올린을 바꿔서 배우고 있습니다. 그나마 방과 후 수업이 따로 있기도 했고 주위에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 가능했던 일이죠.


그리고 배웠다면 아무래도 그 결과를 보여주는 기회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은 제격인 셈이죠.




행복이는 2학년 때부터 플루트로 우물을 팠기에 6학년 때 3년 만에 재개된 학교의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습니다. 등굣길 공연을 비롯해 정기공연까지 하면서 꽤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중학교 1학년이 되면서 둥이들 모두 새로운 활동을 위해 오디션을 봤습니다. 중학교와 구립청소년회관 오케스트라였죠. 확실히 초등학교와는 달리 오디션을 할 때 실력자들이 많이 보였다고 합니다. 다행히 둥이들의 실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모두 합격을 하게 되었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연주 실력은 물론 사회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얻는 셈입니다.

6학년 때 했던 등굣길 오케스트라



그런데 장점만 많아 보이는 이 활동에서 어려운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평일에 했던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중학교와 구립청소년회관 오케스트라 모두 토요일 오전에 연습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중학생들은 학원을 많이 다니다 보니 당연한 수순이었죠.


한 번 모일 때마다 파트연습과 전체 연습을 포함해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씩 하니 힘들 수밖에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토요일에는 일정을 따로 빼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디 외출하거나 약속을 잡기도 만만찮아 결국 하나를 얻기 위해서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죠. 평소 제 소신이 주말에는 최대한 자율적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자는 쪽이었는데 오전 시간대만큼은 그렇게 하기 쉽지 않게 된 셈이죠.




그래서 금요일 저녁이 되면 아이들이 우는 소리를 합니다. 내일 오케스트라에 가기 싫다고 말이죠. 아이들이 싫어하는 일을 시킬 때만큼 부모가 마음이 불편할 때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어렵게 달래서 보내고 나면 돌아온 뒤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기에 보내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둘이서 합주 연습을 할 때면 기특하기도 하죠. 당분간은 무리를 시키지 않는 선을 지키면서 경험을 하게 해 볼 생각입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가장 부모님 말을 듣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악기를 계속 배운 점'이라는 부분이 진짜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기도 해서입니다.




둥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제대로 된 곡을 하나 연주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내공이 가장 큰 인생의 자산이 될 테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저 또한 올해는 악기를 하나 배워보려고 합니다. 아이들과 약속을 했으니 조만간 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글도 쓸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한 줄 요약 : 악기 하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뤄낸다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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