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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26. 2024

시험기간에 스터디 카페는 역효과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오늘부로 둥이들의 파란만장했던 이틀 간의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총 다섯 과목을 치렀는데 아쉬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흡족하게 마무리한 듯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간고사, 자율학습이라는 경험을 한 덕분인지 조금이나마 더 학생처럼 보이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사실 시험이라는 활동을 처음 겪어보는 일은 아닙니다.


당연히 초등학교 시절에도 수행평가라는 이름으로 테스트를 보기는 합니다. 문제를 풀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를 고루 반영한 뒤 학기말에 매우 잘함, 잘함, 보통 이런 식으로 적어주시죠.




이미 그동안의 학습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왔음에도 아이들은 '중간고사'라는 말 자체가 주는 부담감이 있던 모양입니다. 한 달 전부터 계획표를 만드는 등 과한 설정을 하더군요. 그 또한 배우는 기회가 될 듯하여 일단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중간고사 준비의 일환으로 지난 주말에는 근처에 있는 지역 도서관에 있는 열람실에서 공부하기로 하고 함께 갔습니다. 4월 말은 인근 지역의 중고등학교가 모두 시험 기간이기에 늦어도 9시 전에는 도착할 수 있게 아침부터 부산스레 준비해서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2개 층에 걸쳐 나뉜 열람실은 30%도 채 차있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둥이들과 함께 간 친구 한 명은 입맛대로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었죠. 점심을 먹고 온 뒤에도 확인해 봤는데 자리가 꽤 남아있었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인데 말이죠.




이유는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스터디 카페 때문이었습니다. 스터디 카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독서실보다 진화하여 업무까지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어 직장인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거기에 음료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으니 이 기간에는 성업할 수밖에 없었죠.




문제는 시험기간에 스터디 카페를 가는 일이 과연 공부의 집중력과 효율성을 올리는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다들 친구들과 스터디카페를 가기 때문이죠. 혼자 가는 아이는 고등학생 정도지 중학생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안 하던 책상 정리도 하고 싶고 안 보던 영상도 보고 싶고 안 오던 잠도 잘 오며 친구들과 더 놀고 싶은 마법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집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느니 차라리 나가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렇다고 나가서 뭘 하는지 뻔히 짐작하면서도 마냥 나가라고 하기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결국 가방을 바리바리 싸가는 아이는 밖에서 들어오는 자극들을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단단한 마음을 가진 고등학생 정도는 가능하겠죠. 시험 기간에 스터디 카페 두세 군데만 가보면 눈에 훤히 보입니다.




결국 마음을 단단히 먹지 못한 아이는 공부하는 시간보다 딴짓하는 시간이 몇 배가 더 많아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돈은 돈대로 낭비하겠죠. 특히 친구와 만나서 함께 공부를 하겠다고 한다면 98%라고 보면 됩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랬으며 다른 분들도 그런 경험이 있으실 테니까요. 추억도 좋지만 시험기간에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좋은 학원을 찾아주고 스터디 카페에 보내는 일보다 평소 아이가 집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시험기간을 이렇게 어영부영하다가 날린다면 혼공 능력이나 자기주도학습을 키우는데 꽤 어렵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틀 간의 중간고사가 순조롭게 잘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아이들과 시간을 내어 강평회처럼 시험을 치르면서 깨달은 점이나 바꿔야 할 점을 나눠봐야겠습니다. 생애 첫 번째 경험인데 시행착오가 생기지 않을 수는 없을 수가 없으니까요.


아이들도 이미 느끼고 바가 있어 보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말고사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준비해서 치를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한 줄 요약 :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시험기간을 어떻게 압축해서 사용하느냐도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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