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목금은 둥이들이 첫 중간고사를 치르는 날입니다. 초등학교 때는 학업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행평가가 시행됩니다. 점수를 학부모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하지도 않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자료도 아니다 보니 큰 부담이 없었죠.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부터는 시험이 생깁니다. 내신이라는 어마어마한 단어를 접하게 되죠. 물론 현재 중학교 1학년은 2학기가 자유학기제로 운영되고 있고 저희 학교에 한해서 1학년들은 1학기 때 시험을 봅니다.
다행히 이 시험 결과가 고등학교 진학에 적용되지 않기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학교 수업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 메타인지를 체크하기 위한 용도로서만 활용하면 되는 수준입니다. 학교에서도 난도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출제하는 경향도 아니죠.
사실 절대평가에 수행평가와 시험 점수를 합쳐서 90점이 넘으면 성취도를 A 받을 수 있으니 마냥 불가능한 미션도 아닙니다.
그런데 둥이들은 어디서 바람이 들어왔는지 한 달 전부터 시험 모드에 들어가서 아주 예민합니다. 이미 한 달 단위의 시험 계획을 수첩에 작성하고 문제집을 사달라며 아우성이죠. 거기에다가 20일 전부터 날짜별로 계획표를 작성해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계획을 잡아서 하려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거기에 서로 모르는 점에 대해서 소통할 수 있는 점은 쌍둥이로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기도 하죠.
저 역시 크게 시험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고 교육 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조언을 해주려고 합니다. 잔소리를 하는 방식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부분을 함께 보는 방식이 도움이 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역할은 점점 더 티칭(teaching)에서 코칭(coaching)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이 갔기 때문이죠.
그리고 중학교 시절은 고등학교 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학습량을 감당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을 잡아 공부하는 능력을 기르는 시기라는 점도 이런 방식의 지도를 선택하는데 한몫했습니다. 평소 저는 아이들에게 절대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며 하는 말도 이렇습니다.
"언제든지 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면 이야기해라. 그 책임을 네가 확실히 질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해주겠다. 기술을 배우든 장사를 하든 그 또한 네 자유다"라고 말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제 방식이 되려 부담이 되었나 싶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생각 외로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문제집을 푸는 모습까지는 좋은데 평소보다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입니다.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예민함을 보이는 아이와 소통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면 그 또한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제가 지나쳤거나 놓친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아이가 불필요한 마음의 짐을 좀 내려놓고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첫 시험에 임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한 줄 요약 : 공부는 자신이 원해서 해야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나친 부담감은 결과적으로 독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