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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의 질주는 계속된다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저희 집안에서 가장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일명 맵찔이입니다. 태어난 이후로 지속적으로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체질이죠. 이런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은 솔직히 큰 불편함은 아닙니다. 사람들과 음식 메뉴를 정할 때 소통이 좀 더 필요한 정도인 셈이죠. 그러다 보니 매운 음식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불닭볶음면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아지리라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제조사에서 미국의 한 소녀에게 불닭볶음면 150박스를 트럭에 싣고 가서 선물하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소녀는 불닭볶음면을 정말 먹고 싶어 했는데 그동안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아서 구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생일날 선물로 그토록 먹고 싶었던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받고서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죠. 그 장면이 SNS를 통해 온라인상으로 널리 퍼졌는데 조회수 1억 뷰가 넘는 인기영상이 되었습니다. 제조사가 이런 화제성을 착안하여 만든 기획이었습니다.


팬에게 선물을 한다는 일명 '역조공' 이벤트였죠.




이렇게 이 라면은 우리나라에서보다 외국에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불닭볶음면 제조사인 삼양식품의 질주도 무섭습니다. 주식에 관심이 크게 없어서 몰랐는데 개인투자를 하는 지인들 말로는 요즘 무서울 정도로 상승하고 있는 종목이라고 하더군요. 외국에서 이렇게 입소문을 타는 제품이니 회사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몇 년 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수출 비중만 봐도 외국에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수용으로 만든 제품이 이렇게까지 외국에서 인기를 얻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효자 수출상품인 된 셈이죠.




하지만 제가 유심히 보는 부분은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제품마다 맵기 단계를 표시해 준 아이디어였는데요. 보통 우리는 매운맛을 스코빌 지수로 표현하지만 실생활에서 음식을 살 때 이 수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는 않습니다. 라면 같은 경우도 따로 검색을 해야 알 수 있으니까요.




처음으로 삼양에서는 제품에 단계를 나눠서 표시하는 시도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줬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소소한 아이디어 하나가 저 같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맵기에 대한 표현이 앞으로 다른 제품들에도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보통 라면은 한 번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쉽게 선호도가 변하지 않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신라면이나 짜파게티, 진라면, 비빔면이 그러하죠. 그래서 불닭볶음면이 차지한 매운 라면의 자리는 쉽게 빼앗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에서 불닭볶음면의 열풍을 따라잡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그 아성이 아직은 굳건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매운 라면에 대한 아이디어와 네이밍이 상상하지 못했던 대단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부분은 창의력이라는 힘이 가진 정말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창의력이 가장 미래에서 필요한 능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줄 요약 : 창의력이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며 아류는 결국 원조를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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