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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13. 2024

슈링크플레이션, 이 또한 기망이자 사기 아닙니까?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 및 물가 상승)이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및 불황)이라는 단어는 사회 시간에 배우며 자주 접하는 단어입니다. 요즘에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등장했죠.

그런데 요즘 새로운 '플레이션'이 또 등장했습니다. 바로 '슈링크플레이션'인데요.


슈링크플레이션은 '감소하다, 줄어들다'라는 뜻을 가진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원래는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 불리다가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2015년 처음 사용해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자주 사던 물건의 양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상황은 결코 착시가 아니었습니다. 매번 우리는 무게나 성분을 보면서 물품을 사지 않으니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들은 이런 방식을 통해서 원가를 계속 절감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 슈링크플레이션을 기업들은 좋은 전략처럼 포장하기도 하지만 소비자가 보기에는 정말 치졸한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는 기망이나 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조비용에 대한 압박을 받는 기업이 제품에 대한 값은 올리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는 알리지도 않은 채 내용물의 양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리 없이 단행한 가격 인상과 다름없습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이 슈링크플레이션을 일삼는 기업에 대한 제재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슈링크플레이션을 하고 있는 제품이나 기업을 공개하는 소비자 사이트들도 매우 많아졌죠.




이번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늦었지만 개선안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팔고 있는 제품의 용량이 줄어들었을 경우 소비자에게 알리는 의무를 기업에게 수행하게끔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방식 납득하기 힘든 지점들이 보입니다.

앞으로 제조사는 용량 등을 축소할 경우 변경된 날로부터 3개월 이상 이를 알리도록 바뀌었는데

1. 제품 포장에 표시하거나

2. 제품 홈페이지에 게시

3. 온오프라인 상 제품 판매장소에 게

이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만 골라서 하면 되는 셈이죠. 여러분들이 기업 관계자라면 어떤 방식을 선택하시겠어요? 누가 봐도 홈페이지에 어딘가에 티 안 나게 게시하는 방법이 가장 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소비자가 홈페이지에 방문해서 이런 정보를 찾아볼 리 만무하니까요. 이 대목이 정말 하나마나한 조치라고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이런 기만행위가 향후에 적발되었을 때의 과태료가 첫 적발 시 500만 원, 두 번째 적발 시 1천만 원의 과태료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2023년 12월에 이 사안과 관련된 검토를 할 때 처음에는 과태료 3,000만 원까지 물리겠다고 언급던 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론에 밀려서 요식행위처럼 제도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듭니다.


결국 우리가 반강제적으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들려서 씁쓸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속칭 눈탱이를 계속 맞을 테니까요. 그동안 브랜드나 값만 보고 판단하면서 물건을 샀던 상황에서 이제는 손에 들어보고 무게나 용량까지 확인해야 한다니 우리나라에서 점점 소비자로서 살아는 일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줄 요약 : 용량을 줄여서 팔아도 괜찮아. 힘들면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나한테 좀 알려주지 않겠니? 그동안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있는데 배신감 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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