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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10. 2024

데이트 폭력, 스토킹이 사라지는 날을 기다리며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평소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남성 우월주의자도 아님을 서두에 명확히 밝혀드리고 시작합니다. 그냥 그때그때 사안을 보면서 판단하는 보잘것없는 한 명의 남자이자 아빠일 뿐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편인데 그때마다 항상 여쭤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떤 성별로 태어나고 싶은가?"라고 말이죠.

지금까지 백 명이 넘는 기혼자 분들께 물어봤으니 나름 미약한 표본이지만 조금은 신뢰도가 있다고 할 수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 답변들을 들어보면 그 일관성이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여성분들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가 80%가 넘었습니다. 그 이유까지 자세히 물을 수는 없기에 짐작만 할 뿐이죠.


그와는 반대로 남성분들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다시 태어나고 싶으며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라고 말이죠. 이런 시답잖은 질문을 하는 설문조사가 있지는 않을 테니 통계자료가 없지만 저는 이 대목만으로 미루어봐도 아직은 우리나라가 여성이 살기 쉽지 않은 나라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저도 다루기가 참 조심스럽습니다만 이번에 일어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사건도 이와 맥을 함께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범죄소식을 들은 분들은 수능 만점을 받은 의대생이라는 제목만 나와서 성적에만 치중한 인성교육의 부재에 대해서 많이 꼬집습니다.


하지만 요즘 점점 늘어나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점에 대한 부분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청의 다른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폭력의 피해자 성별 비율도 여성이 92%를 차지하고 있죠. 그와 더불어 신고되지 않은 건수를 감안한다면 이 수치보다 더 높게 잡아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이렇게 우리나라 형법에는 여러 종류의 죄목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트 폭력이 있는데 실제로 받는 처벌은 양형기준에 비해서 미약합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이유로 약한 처벌을 꼽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처 : 법무법인 대륜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스토킹 처벌법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법에서 규정하는 '스토킹'이란 상대방이 가진 생각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 등을 보내는 행위 등(동법 제2조 제1항 가목 내지 사목)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스토킹 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스토킹 행위를 뜻하죠.


이 스토킹은 고의성을 다투는 영역부터 논란이 되고 있지만 지속성과 반복성에 대한 해석도 명쾌하지 않아 결국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출처 : 시사저널



결국 현실적으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적 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이 이번 범죄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 주제로 글을 쓰면서 남성을 잠정적인 범죄자로 보거나 남성혐오의 시선이 생길까 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강화되는 제도가 반대로 악용될 수 있는 부작용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고 가지 않는다면 가벼운 생채기가 종양을 넘어 암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가벼이 넘길 수는 없습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범죄동향 이슈통계에 따르면 2011년~2020년까지 강력범죄 피해자의 남녀비율은 남성이 13.3%, 여성이 86.7%였으니까요.




이 이야기가 가십처럼 다뤄지면서 신상 털기 식 보도가 지속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일어날까 봐 걱정입니다. 그보다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적 보완이 강력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딸을 키우는 부모님들이나 여성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가 되지는 말아야죠.


마지막으로 이번 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줄 요약 : 인간의 양심과 도덕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기에 법이 어쩔 수 없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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