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둥이들이 어제 2박 3일의 수련회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휴무일이어서 집 근처까지 마중을 나갔는데 수련회를 가기 전 아이들은 꽤 자란 듯해 보입니다. 할 말이 많았는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재미있었던 이야기 위주라기보다는 불편하고 별로였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수련회에 다녀오길 잘했다고 합니다.
들어보니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 중에는
다른 방을 돌면서 이부자리를 헤집고 다니는 친구도 있었고
불필요한 욕설을 섞어가면서 말싸움을 하는 경우에다
씻고 나서 물기를 제대로 닦지도 않은 채 이불 위로 마구 다니기도 하고
식사하기 전에 과자만 엄청나게 먹어대던 친구도 있었고
청소년 지도사 선생님들에게 반항하는 친구를 포함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다니는 친구도 봤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어땠냐고 했더니 보기에 불편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말이 통하는 친구한테는 조심스럽게 부탁을 했는데 집을 떠나 자유를 찾은 고삐가 풀린 망아지들에게 그런 말이 먹힐 리 만무했죠.
그런 경험을 통해 아빠 엄마가 왜 자신들에게 잔소리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의외의 효과를 얻은 듯해 수련회를 보낸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는 잔소리가 많다는 소리를 툭하면 할 때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서운함도 있었거든요.
5학년 때부터 시작은 잔소리 없는 날(일명 폐인 데이)은 지금까지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제는 쓸데없는 말들을 조금씩 줄여보자고 다짐을 합니다.
보통 부모는 자신이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를 조언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언은 내가 요청한다는 가정하에 요청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해주는 진솔한 답변을 뜻합니다. 반대로 잔소리는 상대방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하는 꾸짖거나 참견하는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아무 말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지도가 필요한 영역들이 있으니까요. 저는 잔소리 없는 날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보다는 좀 더 유연하게 표현하려는 편입니다.
치워야 하는 물건이 있을 때 "어이구.. 여기에 뭐가 떨어져 있네. 혼자 치우려니까 너무 힘든데 누가 도와주면 참 좋겠는데"라고 말이죠. 둥이들도 이런 말을 들으면 웃으면서 그 의도를 이해하고는 도와줍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음에도 잔소리는 늘 많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억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더 노력을 해보려고 합니다. 스스로는 충분하다고 여기더라도 상대방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죠.
입을 다물고 살면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활지도가 필요한데다 부모의 정신적인 건강도 해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아이들을 훈육하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가 이루어지기도 하니까요.
한 줄 요약 : 잔소리의 기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스킬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