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게도 어제부로 구독자가 1,000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방문하고 관심 가져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더 훌륭한 작가님들이 많은데 그릇도 넓지 않고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 너무 큰 관심을 받은 듯해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긴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조용히 넘어가도 될 일인데 이런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는 저의 뻔뻔함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온라인에서만 쿨한 남자
작년 10월 말부터 브런치에서 활동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그리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이 세상에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점입니다. 이곳에서 활동하면서 제 스스로를 절대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역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글을 열심히 쓴다는 것은 정말 많은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글쓰는 데 도움을 많이 준 학교 활동
하지만 브런치를 하면서 얻은 병도 있습니다. 바로 집착입니다. 일전에 언급했듯 매일 글을 쓰겠다는 집착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으니까요. 그와 반대로 구독자수, 라이킷 수, 조회수, 댓글 이 네가지는 브런치를 하시는 작가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독이 든 성배와도 같습니다. 처음에는 한 분의 구독자, 한 번의 조회수, 한 번의 라이킷, 한 개의 댓글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저 역시 이 네 가지 항목에 초연해지지 못하고 의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을 굳이 한다면 이 네 가지가 이 플랫폼에서 글 쓰는 사람에 대해서 쉽게 평가를 가능케 하고 인정받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인 가치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집착의 아이콘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브런치는 심사를 통과해야만 글을 쓸 자격인 작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꽤 높은 플랫폼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글을 써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이곳에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도 합니다. 가끔 저는 그 본연의 의무에 대해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지 말이죠.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감사한 마음도 표현하며 들뜬 마음에 자만하지 말고 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초심불망(初心不忘)
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처음 시작했던 마음을 기억하려 합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 예전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듯 글 쓰는 중에 위기가 왔을 때 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