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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Feb 05. 2022

쓰기와의 전쟁

필사와 일기 그리고 나

 아이들은 하루하루 정해놓고 수행하는 계획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어떻게 그렇게 되냐고 물어보시면 답은 언제나 답은 쿨하게 하나입니다. "어른도 같이 하면 돼요."



 아이들의 일과가 독서와 문제집, 교과서 단어정리, 운동, 악기 등등이면 저는 딱 네 가지입니다. 독서, 필사, 일기, 글쓰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이 네 가지를 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글쓰기가 재미가 생기고 덩달아 시간을 많이 차지하게 됨으로써 제 하루의 시간계획이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세 가지를 온전히 하기가 빠듯해진 것입니다. 회사일과 안일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이런 일보다 뒷전이 돼서는 안 되니까요.



 책을 읽었으면 글을 써야 하고 글을 쓰려면 책을 읽어야 하고 책을 온전히 내 것으로 가지려면 필사도 해야 하고 글솜씨를 늘리기에는 일기를 써야 하 이러한 고민들은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채 제한으로 반복되었습니다.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는 꽤 며칠 동안 제 골치를 썩였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혼날 수밖에 없는 직장 안의 뫼비우스의 띠

 

 현재 상황에서 글쓰기를 일 순위로 꼽아야 함에도 쉽지 않은 이유는 있습니다. 햇수로 일기는 22년, 필사는 3년 동안 거의 하루를 빼놓지 않고 써왔기 때문입니다. 쓰기보다 훨씬 더 오래된 습관이죠. 


 습관이 오래되자 언젠가부터는 일기장도 필사 노트도 필기구마저도 각각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해서 쓰기까지 하고 있으니 그 유난스러움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일기장(22년 어치)
필사노트(3년 어치)


 그런데 곰곰이 고민해보니 결국 이 모든 것이 시간이 모자라서 생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딴에는 름대로 짓을 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게죠. 아직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게 된 것이 일기와 독서, 필사 덕인데 글 쓸 시간이 모자란다고 이 습관을 너무 뒤로 미뤄버리는 것도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엄청난 스타가 되었지만 아직도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을 있게 만들어준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가 즐겨보는 웹툰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남는 시간에 뭘 한 것은 노력이 아니야. 하고 싶은 것을 참아가면서 시간을 쏟아야 그것이 노력이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왜 이렇게 글 쓸 시간이 없었지?'라고 혼자 투덜거리다가 급하게 자기반성을 하며 몇 자 적어봅니다. 




#필사 #일기 #습관 #시간계획 #시간낭비 #자기 계발 #은근자기자랑 #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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