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원인을 분석하는 시리즈를 써보려고 합니다. 8~10부작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제대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내일부터 둥이들이 고대하고 고대하던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보통 방학은 신체, 정서, 학습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이기에 어떻게 보내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보통 운동을 배우고 여행을 가거나 특강도 듣고 조부모님 댁에 가는 등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한 달여의 시간을 보내죠.
하지만 맞벌이부부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장 점심은 물론 늦잠 자는 아이 아침도 제대로 못 챙겨 먹이기 일쑤입니다. 결국 먹이기 위한 전쟁을 치르는데 에너지를 쓰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니까요.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방학 때도 학교 돌봄 교실이 운영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항상 추첨을 해서 뽑으니까요.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도 신청자가 많아서 1, 2학년까지만 추첨해서 돌봄 교실을 운영했습니다. 돌봄 교실은 일반 교실과 구조가 다르다 보니 대부분의 학교에는 공간이 부족하고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학교에서도 업무 과중이 심하다고 호소하기도 하죠.
거기에 프로그램 자체도 제한적인 데다 중간에 퇴실을 하는 경우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불편함으로 인해 당첨이 되더라도 보내지 않게 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하죠.
학기 중에는 그럭저럭 버티지만 학기가 끝나면 그때부터 전쟁은 시작됩니다.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집에 혼자 둘 수는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학원 뺑뺑이를 돌리기도 합니다. 식사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직장에 있는 부모는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맞벌이부부들은 방학만 다가오면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휴가를 나눠내며 아이를 돌볼 계획을 짜야하니까요. 알찬 계획으로 아이를 돌보며 성장에 도움을 주겠다는 원대한 목표 따위는 언감생심입니다.
예전에 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방학은 꼭 필요하죠. 아이들이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선생님들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옳은 말씀이지만 달가운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둥이들의 경우는 돌봄 교실은 떨어져서 난감했는데 인근에 있는 복지관에 보내면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행운은 누구에게나 생기지 않으니까요.
이제 저희 집은 쌍둥이라는 특수성의 덕도 많이 보고 많이 자리기도 해서 방학 지옥이라는 터널을 거의 다 빠져나왔지만 이제 그 길고 긴 터널에서의 고통이 시작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맞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이런 고민을 매년 두 번씩 해야 한다면 아이를 더 낳겠다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 제 어머니께서 저와 동생을 키울 때는 더 힘든 시기였고 여기저기 겨우 맡겨서 키우셨다고 합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죠.
부모 중 한 분이 집에 계시는 집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아이 음식을 챙기고 씨름하는 일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저 또한 작년 겨울에 휴무일에는 둥이들의 아침을 챙겨 먹이고 치우고 점심을 또 챙겨 먹이고 치우니 저녁이 되더군요. 그마저도 며칠 하지도 않았는데 진이 많이 빠졌습니다.
보통 60일 정도 되는 초등학교 방학 시기를 부모가 걱정하지 않도록 지금의 시스템은 훨씬 더 보완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덴마크형 돌봄 시스템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합니다. 덴마크의 돌봄 이용률은 60%가 넘는데 이는 학교 혼자가 아닌 지자체, 사립, 민간 등이 함께 방과 후 돌봄을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면에서 굉장히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죠.
아이를 더 낳고 싶다고 만들기 위해서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알려져 있듯 아이는 부모만의 책임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키워야 훨씬 잘 자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학생의 돌봄을 학교에게만 맡기지 말고 모두의 힘을 모아 훨씬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