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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Feb 10. 2022

초상권과의 전쟁

내 아이를 찍은 사진은 과연 온전한 내 소유일까?

 여러분들은 요즘 제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권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쓰는 작가님들 입장에서는 아마 저작권을 가장 많이 꼽을 것입니다. 저작권은 미래산업에 상당히 중요한 권리로 자리 잡고 있어서 창작자로서 유념해야 할 분야입니다.



 하지만 아이와 관련된 글을 쓰는 비중이 높은 제 입장에서는 의외로 초상권에 대한 고민 많이 겪습니다. 아이와 관련된 글을 올리면서 가끔 난감한 상황에 처할 때도 이와 같을 때입니다. 아이들의 사진을 참고자료로 써야 하는 상황이죠.



 요즘에는 아이들이 제가 쓰는 브런치 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가끔씩 자신들의 사진이 글에 올라가 있지는 않나 챙겨봅니다. 뜻하지 않게 검열을 당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거의 대부분의 아이 사진은 뒷모습 위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열로 지적당하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나이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아이의 자존감과 자기주장이 강해지다 보니 아이가 흔쾌히 동의서를 써주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가끔은 섭섭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찍었다고 할지라도 제가 온전히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사진은 아니니까요.


 

 실제로 이런 고민은 비단 저희 집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녀의 초상권에 대해 부모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는 점점 사회적 논쟁의 주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902061026001


 이미 외국에서는 이 주제로 인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캐나다에서는 아이가 자신의 초상권 문제로 부모를 고소하는 사건도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유인즉슨 부모가 아이의 어린 시절의 창피한 사진을 SNS에 오랫동안 놔두는 바람에 자신에게 큰 정신적인 피해가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정서에서는 부모의 은혜도 모르는 몹쓸 후레자식이라 욕할 일이겠지만 그 아이가 속상한 심정까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딥 페이크라는 합성기술도 발전해서 범죄를 비롯한 나쁜 방향으로 이용되지 말라는 법도 없기에 조금 더 조심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출처 :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902061026001


 아이는 부모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우리 집에 온 손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유명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진상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더 편할까요?)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아이의 모든 것을 부모가 좌지우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정신적인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부모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죠. 부모는 아이의 인생을 스스로 판단해서 살게 해 주도록 돕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그런 관점으로 아이가 찍힌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SNS에 업로드를 했다고 할지라도 당사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존중해줘야 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사진 자체만으로 아이에게 상처나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충분한 인지능력을 가지게 되는 시점이라면 당연히 아이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제 글에 참고자료로  사진에 대한 결재받기 위해 집에 머무르고 계신 귀한 손님들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돈까지 주고 쓸 생각까지는 없으니까 기분 좋을 때 허락을 받기 위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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