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외국에서는 이 주제로 인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캐나다에서는 아이가 자신의 초상권 문제로 부모를 고소하는 사건도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유인즉슨 부모가 아이의 어린 시절의 창피한 사진을 SNS에 오랫동안 놔두는 바람에 자신에게 큰 정신적인 피해가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정서에서는 부모의 은혜도 모르는 몹쓸 후레자식이라 욕할 일이겠지만 그 아이가 속상한 심정까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딥 페이크라는 합성기술도 발전해서 범죄를 비롯한 나쁜 방향으로 이용되지 말라는 법도 없기에 조금 더 조심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우리 집에 온 손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유명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진상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더 편할까요?)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아이의 모든 것을 부모가 좌지우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정신적인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부모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죠. 부모는 아이의 인생을 스스로 판단해서 살게 해 주도록 돕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그런 관점으로 아이가 찍힌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SNS에 업로드를 했다고 할지라도 당사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존중해줘야 합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사진 자체만으로 아이에게 상처나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충분한 인지능력을 가지게 되는 시점이라면 당연히 아이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제 글에 참고자료로 쓸 사진에 대한 결재를 받기 위해 집에 머무르고 계신 귀한 손님들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돈까지 주고 쓸 생각까지는 없으니까 기분 좋을 때 허락을 받기 위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