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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출생률은 얼마나 관계가 있는가

저출생은 어떻게 오는가 3탄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에는 결혼비용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앞으로 계속 이번에는 결혼비용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집값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집값과 출생률의 상관관계는 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는 편입니다. 먼저 한국은행의 보고서에서는 집값이 출생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국토연구원에서 만든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 방향' 보고서를 보면 '주택가격(매매·전세)'에 따른 출산율 기여도가 30.4%나 된다고 합니다. 비중으로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국토연에서 내놓은 정책은 이렇습니다.

ㅇ 무주택 유자녀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물량을 확대 및 추가 청약 가점 부여 검토

ㅇ 지분 적립형 등 주택 공급을 확대

ㅇ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 취득세 면제 제도를 확대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출산을 하려는 부부가 점점 줄고 있으며 이를 해결해기 위해서는 부동산의 값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연구센터장은 "자가 소유자는 집값이 상승하면 자산이 늘기 때문에 출산에 긍정일 수도 있다"라고 보고 있죠. 일리가 있는 주장 같지만 이에 해당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집값이 상승한다는 점이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증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연령대별 자가보유율 현황을 살펴봤을 때 출산에 대한 적령기로 보는 30대는 수도권만 보더라도 1/3 정도에 불과합니다. 자가를 소유하지 않은 30대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는 집값 상승이 출생률에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다만 주택값만 잡는다고 해서 낮은 출생률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합니다. 이런 이유 말고도 추가적인 이유들이 더 있기 때문이죠.


굳이 주택과 관련된 정책만 살펴본다면 헝가리가 했던 방식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고 보입니다. 헝가리는 2011년 출산율이 1.23명으로 당시 EU 평균이었던 1.54명에 비해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르반 행정부가 혁신적인 주거비 지원 정책을 펼쳤습니다.


신혼부부에게 '가족 주택 지원금(CSOK)'으로 저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고, 아이를 낳을 경우 원리금 납입을 한시적으로 유예받을 수 있으며, 추가로 아이를 낳을 경우 원금 일부까지 탕감해 줬습니다. 아이를 3명까지 낳으면 대출 원금을 추가로 탕감해 주기도 합니다.




그 결과 헝가리는 낮아진 출생률을 빠르게 따라잡아 2021년에는 1.61명까지 높아져 EU 평균인 1.53명을 앞지르기까지 했습니다.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는 분들을 보면 우리는 애국자라는 말로 의미 없는 칭찬을 합니다.


실질적인 지원책보다는 이상하게 복잡하게 꼬아놓은 경우가 많아서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와닿지 않죠. 이런 방식의 지원 정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얼마나 재원이 필요한지 연구를 해볼 필요도 있다고 보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결과로 효과는 입증되었으니까요.


한 줄 요약 : 그런데 집만 해결된다고 과연 출생률이 원래대로 회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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