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르세우스 Aug 11. 2024

영화 파일럿이 준 메시지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했습니다. 바로 조정석 씨가 출연한 <파일럿>을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아내가 보고 싶어 해서 가게 되었는데 크게 기대치를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남장여자나 여장남자가 등장하는 영화는 민망한 장면들이 있으니 썩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으며 제가 자주 듣는 인터넷방송에서의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좀 박했기 때문이기도 했죠.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tv에도 출연한 스타 파일럿인 한정우(조정석)은 말실수로 순식간에 이미지 추락은 물론 직장까지 잃고 이혼까지 당하게 됩니다. 회식자리에서 직장 상사를 말리기 위해 여성에 대한 외모를 품평하는 듯한 '예쁘다, 꽃다발'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이때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밖으로 유출되고 말았던 것이죠. 이 사건으로 인해 한정우라는 사람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항공사에서도 취업이 어려워집니다. 결국 여동생의 신분으로 지원을 해서 파일럿으로 재취업에 성공하게 되는데 과정을 통해 겪는 다양한 난관들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죠.




기본적으로 장르는 코미디지만 영화 안에서 항공사라는 직장을 배경으로 드러나는 다양한 성차별과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감독은 고발하고 싶어 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매년 발표하는 2024년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 격차 지수(Gender Gap)'는 68.5%로 전체 146개국 중에서 94위를 기록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죠.


예전과 비교했을 때 다양한 분야에서 성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되려 일부 분야에서는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 수준이 국제적인 기준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 중에서 언급되는 여성 기장의 비율도 2024년 기준으로 6~7% 비율에 그치고 있으니까요.




영화는 기대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박장대소를 하게 만드는 장면들도 제법 있었죠.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갔던지라 그런지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저보다 특히 아내가 더욱 공감해하면서 엄청 재미있었다고 하더군요.


영화는 큰 울림이나 메시지를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관객들이 <범죄도시>와 같은 영화에 몰리는 이유처럼 머리 아픈 고민을 하지 않고 통쾌하고 웃기는 장면만을 보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메시지보다는 웃음에 조금 더 방점이 찍힌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마지막 결말도 제 기준에서는 아쉽기는 했지만 제가 지불한 값어치만큼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손익분기점인 220만 관객도 넘겼더군요.


특히 조정석 씨의 연기는 생각보다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요즘 쓰는 말로 정말 극을 혼자서 다 끌어나가는 능력이 대단했습니다. 몸무게를 7kg 감량했다는 부분과 더불어 자신이 그동안 만들어왔던 이미지를 깨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도전정신은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여장남자에 대한 내공을 쌓았더라도 뮤지컬과 영화는 다르니까요.


그리고 극 중에서 나오는 여장을 하면서 느낀 여성으로서의 삶이 힘든 점을 깨달았다는 대사는 배우 조정석으로서도 깨닫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겠다 싶습니다. 저 또한 웃음 뒤에서 주려고 했던 메시지들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던 영화였습니다.


한 줄 요약 : 웃음도 풍부하지만 성평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거리를 주는 영화



매거진의 이전글 원영적 사고, 럭키비키가 대체 뭡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