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서점 나들이를 갔습니다. 서점에 가게 된 계기는 건강이가 학교 영어선생님께 한 질문 때문이었는데요. 영어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는 건강이가 공부 방법에 대해서 여쭤봤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방법과 함께 어떤 책을 사면 좋을지 추천을 해주셨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다 함께 서점에 가게 되었죠. 언제나 그렇듯 도서관과 서점은 그 공간에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곳입니다. 저는 휴무일에 혼자서 오기도 하니까요. 보통 오프라인 서점에 가시는 분들이 으레 그렇겠지만 눈으로 고른 뒤 인터넷에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라인에서의 10% 할인을 지나치기는 어렵죠.
그런데 이번에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죠. 방문했던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학년초에 받았던 입학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10% 할인도 함께 말이죠. 사용방법이 번거롭게 사용처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어떻게 쓰나 고민을 하던 차였습니다. 잔액을 어떻게 사용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에 잘 되었죠.
각자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둥이들은 처음 방문 목적을 잊지 않고 영단어 교재를 하나 고릅니다. 그 뒤에는 각자 청소년 소설 코너로 가서 책도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책장에 가득 꽂힌 청소년 소설을 보더니 건강이가 제게 재미난 질문도 합니다.
"여기 있는 소설들을 다 읽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말을 들은 저도 대답을 해줍니다.
"엄청 똑똑해지고 대단한 사람이 되겠지."
이미 읽던 소설 시리즈가 있는 건강이는 따로 책을 고르지 않고 눈으로 구경만 했지만 행복이는 소설과 만화책을 하나 고심 끝에 고릅니다.
아내도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마케팅 쪽 관련 책을 고릅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떤 코너에서 기웃거렸을까요? 바로 수능시험 코너였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2025학년도 수능시험을 접수한 수험생이기에 최소한이라도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죠.
한두 달 공부해서 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면 그 또한 기망행위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아이들에게도 제 수능 도전이 쇼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일단 수학은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니기에 나머지 응시과목만 추려서 문제집을 골랐습니다.
공통 국어, 화법과 작문
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
영어
교재를 고르는 중에도 아이들이 계속 저를 테스트하고 싶은지 다른 문제집들을 펼쳐보면서 풀어보라고 하는 통에 참 난감했습니다. 26년 만에 보는 시험이라고 말을 했음에도 말이죠. 그래도 감이 남아있는지 풀어본 문제 중에서 반타작은 해서 망신은 면했습니다.
이날 서점에서 책을 사고 온라인에서도 중고서적으로 구하고 나니 제법 구색이 갖춰집니다. 지금은 둥이들의 면학 분위기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도전했으니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는시간이 나는 대로 풀어봐야겠습니다.
한국사와 영어는 어차피 절대평가이니 딱히 상관이 없겠지만 국어나 사탐은 수험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제 자존심도 세울 수 있는 등급인 4등급 정도만 나와도 참 좋겠다 싶습니다. 과한 욕심이다 싶으면서도 시험도 보기 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걱정하는 제 모습이 우습기도 합니다.
문제집을 막상 구해서 쌓아놓고 나니 분량이 많기는 합니다. 수험생들이 참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수시를 준비한다고 해도 수능에서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쉼 없이 준비해야 하니 요즘 입시가 쉽지 않다 싶습니다. 저 때는 수능시험만 보면 되었으니까요.
어쨌든 원서도 접수했고문제집까지 샀으니 아까워서라도 최소한의 노력은 해봐야겠죠? 11월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남은 기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기를 빕니다.
한 줄 요약 :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을 응원합니다. 다음 주 수시접수도 뜻대로 하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