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를 가족 친지와 함께 보내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한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여행을 다녀오시거나 가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제 명절 때 여행을 가는 일은 꽤 드물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이렇게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이 가벼워진데 반해 외국에서의 여행객에 대한 인식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유명한 여행지에서 받기 시작한 특별요금, 일명 관광세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관광지는 방문자 급감으로 인해 폭격을 맞았습니다. 생계가 위태로워진 지역도 있었죠. 그런데 엔데믹 된 이후 전 세계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게 되는 상황이 지속되자 특단의 대책으로 관광세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가장 이런 분위기에 먼저 불을 붙였습니다. 2024년 4월부터 숙박하지 않는 당일 방문객에게 5유로(약 7,370원)의 입장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장권이 없는 경우 최대 300유로(44만 원)의 과태료까지 책정했죠.
다른 유럽 국가들의 정책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독일의 주요 도시들은 호텔비의 약 5%를 문화세와 숙박세라는 항목으로 징수하고 있죠. 프랑스 파리는 지난 올림픽 때 기존 호텔 숙박객들에게 부과하던 관광세를 올 초부터 최대 3배까지 올리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는 불법임에도 외국인에 대해 더 비싼 메뉴판을 제공해 바가지를 씌웠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으며 그리스 또한 크루즈 승객들에 한해 추가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스페인에서는 여행자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시위까지 벌어져서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게 했습니다. 방문자들이 늘어나서 수입도 함께 늘어났음에도 그에 따른 경제적인 혜택은 거의 누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현재 실업률이 14.1%(청년실업률은 29.2%)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현지인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고 보입니다.
아시아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현재 5배 15만 루피아(약 1만 3000원)였던 관광세를 75만 루피아(약 6만 5000원)까지 인상하는 방안 역시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년간 신규 호텔도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자주 가는 나라인 일본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식당에서 외국인 손님에 대한 요금제를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며 오사카 같은 지역에서는 내년부터 관광세를 부과해서 청소 비용으로 사용하겠다고 검토한다고 합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이르게 된 데에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늘어난 관광객들 중에서 현지 규범을 지키지 않으며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로 인해 현지인들의 반감이 생각보다 커진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역의 물가가 치솟았으며 단기 임대 증가로 주거난이 심각해진 점도 이유로 꼽습니다.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런 대책이 과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결국 사람들이 적게 오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이 변해야 하는데 그런 변화는 딱히 유도할 수 없으면서 세수만 늘리겠다는 얕은 대책처럼 보여서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루에 정해진 인원만 방문하도록 제한하는 편이 오히려 그 취지에 맞다고 보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관광세라는 희한한 제도가 생기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여행지를 방문할 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과연 환영받는 여행자인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