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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Sep 25. 2024

점점 드러나는 축구 협회, 배드민턴 협회의 민낯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는 문체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국정감사는 국가의 중요한 행사이지만 관심을 많이 갖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와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감사를 해서였죠.




축구계를 비롯해 많은 팬들에게 십자포화에 가까운 질타를 받고 있는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이사, 홍명보 감독도 출석하고 김택규 배드민턴 협회장도 출석해서 증언을 했는데요. 몇 시간에 가까운 질의와 질타 끝에 결과적으로는 이임생 이사는 현재 직에서 사퇴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물론 사퇴가 답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4선을 포기하겠냐는 질문에 교묘히 피해 가면서 끝까지 답을 하지 않았고 홍명보 감독은 본인의 선임에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기에 이 문제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말로 일관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국가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봉사를 하기 위해 대표팀에 지원했다는 홍명보 감독의 발언이었는데요. 예전에 감독 선임 시점에 했던 "저는 저를 버리겠습니다", 일명 저저버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런데 국가를 위한 봉사를 하고 희생하겠다는 사람이 20억 원이나 되는 연봉을 받다니 이처럼 아이러니한 경우도 찾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발언은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의 비아냥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억만 줘도 국가를 위해 정말 열심히 봉사할 수 있는데 말이죠.


보복이 두려워 많은 관계자들이 더 이야기하지 못하고 조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목소리로 소신 발언을 하고 있는 박문성 해설 위원은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것이 맞다고 다시 생각한다. 뭐가 문제인지 문제의식이 없고, 공감 능력도 없다. 풀어나갈 능력도 없다"라고 말이죠.




상황이 쌍둥이처럼 교묘하게 닮은 배드민턴 협회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안세영 선수의 폭로 이후에 조사가 계속되고 있었는데 조금씩 발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했던 모양입니다. 잘못된 제도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은 물론 비리의 구체적인 정황도 파악되었다고 속속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빨래를 안세영 선수와 같은 대표팀 막내가 도맡아서 하는 적폐는 다른 사안들에 비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거기에다가 김택규 협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진들에 대한 사퇴 요구도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40명이나 되면서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던 이사진 중에서도 착한 파, 나쁜 파 이렇게 파벌이 있는 모양입니다. 다만 회장에게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는지도 면밀히 챙겨 봐야 하겠죠.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배드민턴 협회장은 한치의 흔들림 없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 묵묵히 버티고 있습니다.




국정감사 중에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발바닥 물집 염증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배드민턴 협회와 계약된 스포츠 후원사의 용품만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규정을 끝까지 고수해 왔던 협회장은 호된 질타를 받고서야 결국 바꾸기로 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예외규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조차도 없었습니다.


발에 맞지도 않는 후원사의 신발을 억지로 신고 훈련받고 대회를 다녔던 거죠. 이런 발바닥 상태로 고통을 참으며 결국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안세영 선수가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이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콩고물이 얼마나 떨어지는 자리면 이렇게 자리를 지키겠다고 갖은 수모를 감수하며 버티고 있는지 짐작이 충분히 갑니다. 시X스 침대 광고처럼 '흔들리지 않는 뻔뻔함' 그 자체입니다.


물론 떡을 만지는 사람이니 당연히 콩고물은 묻을 수 있겠죠. 하지만 콩고물이 아닌 떡에 욕심을 내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 건 우리들의 착각일까요?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미 떡의 일부분은 그들의 탐욕스러운 뱃속에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정치가 스포츠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두 단체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듯합니다. 끝이 서서히 보이고 있는 이 두 곳의 조사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쇄신으로 마무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다른 협회들도 타산지석 삼아 정신을 차리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곪은 부위는 이렇게 터져 나오니까요.


우리는 제삼자의 입장으로 말만 하다가 잠잠해지면 잊어버리면 그뿐이지만 이 협회를 비롯해 그 그늘에서 일하고 운동하는 분들은 더 이상 무능학고 욕심만 넘치는 사람들 때문에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한 줄 요약 : 국가에 대한 봉사를 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다고는 제발 하지 마세요. 새빨간 거짓말인 거 뻔히 아니까


#국정감사 #대한축구협회 #정몽규사퇴 #홍명보사퇴 #이임생사퇴 #김택규 #안세영 #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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