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르세우스 Jun 07. 2023

예전과는 달라진 소개팅 풍경



최근 저는 직장후배 두 명(A, B)에게 소개팅을 시켜주었습니다. 예전에 기타 수업을 같이 듣던 여성분(C)과 그 친구(D)가 나이가 비슷하고 서로 성향도 비슷한 데다 사는 지역도 멀지 않기에 잘 맞겠다 싶었죠.


그런데 이 소개팅은 시작부터 상당히 삐걱거렸습니다. 일단 소개팅 이야기를 꺼낼 때 반가워하거나 고맙다는 감정보다는 '하면 하고 말면 말지 뭐' 이런 느낌이었달까요? 의아하긴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은 아니었으니까요.




난관은 더 있었습니다. 여자 쪽이 서로 친구이고 남자 쪽은 직장동료기에 넷이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여성 쪽에서는 승낙을 받았는데 남자 쪽에서 거절을 한 겁니다. 사실 그 두 사람이 생각보다 친분이 두텁진 않았던 거죠.

그렇게 파투가 날 뻔한 소개팅은 결국 다시 1:1로 만나는 걸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서로의 연락처를 전달한 뒤 저는 숙제를 끝낸 사람처럼 며칠 동안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 해줬으면 되었다 싶었으니까요.


보름 정도가 지난 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양 쪽 모두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보통 소개팅을 통해서 남녀가 사귈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보통 사람은 한 번 만나는 걸로 판단하지 말고 많이 만나봐야 알지만 그렇게까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지어 요즘에는 10분만 하는 점심 소개팅까지 왕성해졌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 라는 의미자만추 넘어 지어는


자고

나서

만남추구 라는 의미의 자만추까지 버젓이 쓰고 있으니 정말 세상이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




만남이 잘 안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 친구를 앉혀놓고 그동안 소개팅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자연스러운 인터뷰 형식으로 시도해 보았죠. 아무래도 이래라저래라 말을 하면 꼰대 같아 보이니까요.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다들 성급하게 한 번만에 상대방을 판단해 버린다는 생각은 듭니다. 세 번은 만나면 좋겠다는 결론을 받아들이게 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네요




남녀커플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이성에 대한 이상향이나 기대치는 높아지고 까다로워졌습니다. 부부간의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은 결혼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켰죠.


게다가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어 가면서 자신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아직도 여자가 더 희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결혼생활도 문제며 아직 육아휴직도 눈치를 보고 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요.


그러다 보니 밋밋한 소개팅에 강렬한 매력을 느낄 수가 없는 건 당연한 일 같기도 합니다.




요즘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출산율은 경제적인 부분도 큽니다. 하지만 단지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런 복합적인 요소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줄 요약 : 세 번 정도까지 만나보는 건 도저히 안 되는 거니?


#양원주 #양원주작가 #페르세우스 #소개팅 #자만추 #애프터 #직장후배

매거진의 이전글 점점 드러나는 축구 협회, 배드민턴 협회의 민낯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