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5일이나 되는 연휴인 데다가 뒤에 붙은 목, 금까지 이틀만 휴가를 낼 수 있다면 9일의 연휴가 생기는 그야말로 황금연휴입니다. 제 사무실에는 그렇게 휴가를 낸 후배님이 계셔서 많은 직원들의 부러움을 샀죠.
저는 이번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명절 때는 내려가지 못했을 때가 많았죠. 교대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말이나 명절에 구애받는 근무형태가 아니기 때문이죠. 내일은 주간 근무, 모레는 야간 근무가 잡혀있기에 고향에도 10월 정도 다녀올 생각입니다. 이미 7월에도 한 번 다녀왔었죠.
아이들과 평일에 시간을 보내면서 애착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던 만큼 제가 포기해야 할 부분들도 많았는데 그 부분이 바로 가족이 모두 모여서 보내는 명절입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제 사정을 이해해 주신 덕분에 그동안 저희 가족은 명절을 조용하게 보내거나 가까이 있는 동생네를 만나며 식사를 하는 식으로 보내고는 했죠.
그러면서도 남들은 명절을 어떻게 지내는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본 결과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인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라든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석'이라는 말은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SK텔레콤에서 최근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고향이나 가족을 방문해서 보낸다는 비율이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처럼 집에서 쉬는 비율(40.3%)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죠. 시간을 함께 보내는 대상 또한 직계가족의 비율이 가장 높은 점으로 보아 친척이 모두 모이는 풍성한 한가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추석은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에 맞는 명절이라서 넉넉한 마음이 넘치는 시기였습니다. 동시에 농사의 결실을 보는 날로, 농사를 잘 짓게 해 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점점 그런 모습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해서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시골에 가는 일은 더 줄어들어서 더 그렇기도 하죠. 한복을 입는 일은 더더욱 없습니다.
거기에 심각한 의료공백으로 인해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연휴 때 멀리 가지도 말고 벌초도 자제하며 생선뼈가 목에 걸리지 않게 생선전 같은 음식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니 더욱 움츠러드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더 크게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때는 최대의 명절임과 오곡백과가 고개를 숙이는 시기이다 보니 이 절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교차가 심해집니다. 매년 추석 때쯤이 되면 비염으로 늘 고생하는 제 코가 즉각적으로 반응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외출을 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한여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날씨였기 때문이었죠. 뉴스에서도 올해 추석 날씨가 정말 이례적이라는 표현들을 쏟아냈습니다.
이래저래 올해 추석은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그러하고 날씨 또한 그런 기분을 부추기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추석이 가진 중요한 가치 정도는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족과 만나지는 않더라도 전화나 영상통화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오랜만에 지인들과도 안부를 나누면서 사람 사는 정을 조금은 나누는 거죠. 핑계김에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식으로 명절을 보내시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추석을 잘 보내시고 건강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