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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Sep 24. 2024

영화 <무도실무관>이 알려준 성범죄자 관리에 대한 현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16년 전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의 입사전형을 치렀던 시절의 일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3차 전형 때는 그룹별 토론면접이 있었습니다. 미리 주어진 주제 중 하나를 선정해서 10여 명의 지원자들이 팀을 나눠서 토론하는 방식이었죠. 그때 나왔던 주제가 바로 사형제 폐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 가치관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강간(성폭력), 강도, 방화, 살인과 같은 일명 4대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은 교화보다는 최대한 강력한 처벌로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법과 법관들은 음주를 비롯해 반성 정도, 교화 가능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인권을 다루는 사람들 중 일부는 가해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말로 용서를 부르짖습니다. 그들을 그렇게 보살펴주는 동안 피해자가 더욱 고통받는다는 사실은 간과한 채 말이죠. 




평소에 가졌던 가치관에 대해서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김우빈과 김성균이 함께 출연하고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무도실무관>을 통해서였죠. 이 작품은 공개한 지 며칠 만에 천만 뷰를 넘으면서 전 세계에서 관심을 끌었다고 합니다.


김우빈이 우연한 기회에 무도실무관이 되어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막으면서 맹활약하는 내용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아주 간단하죠?


아마 단어를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 직책의 이름은 처음 들어봤는데요. 무도실무관은 대한민국 법무부 또는 관련 기관에서 주로 범죄 예방재범 방지, 그리고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직입니다.


특히 전자발찌를 착용을 명령받은 출소자를 집중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이분들은 전자발찌 착용을 하고 출소한 범죄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감시하고 관리합니다. 눈에 띄지 않게 우리 지역의 안녕을 책임지는 중요한 임무를 하는 셈이죠. 하지만 이 무도실무관은 전국에 160여 명 밖에 없다고 합니다. 관리해야 하는 출소자들은 많은데 호봉이나 성과급은 물론 승진도 없고, 월급은 3년마다 3만 원 인상된다고 합니다. 만약에 담당지역에서 재범이 발생한다면 당일 근무자가 책임을 진다는 현직자의 이야기까지니 숨겨진 3D 직업이 따로 없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터무니없는 예산을 받는 것도 모자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실무자들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직접적인 상해는 물론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업무인데도 나라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게 표현됩니다. 




나라에서 가장 높으신 어른께서는 “MZ 세대의 공공 의식과 공익을 위한 헌신을 상기시키는 영화”라고 추켜세우며 추천했다고 하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주려고 하는 메시지를 좀 다르게 읽었습니다.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예방조치가 아직도 턱없이 미흡하다"

"쉽게 자를 수 있는 전자발찌는 왜 아직도 바꾸지 않는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처우 개선 없이 사명감으로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면 누가 이 일에 지원하겠는가?"




특히 영화 속에서는 아동 성범죄자와 그를 이용하는 아동성착취물 유통업자가 나오는데 정말 구역질이 나서 견디기 힘든 대목도 있었습니다. 이런 범죄자들이 아직도 같은 하늘 아래서 당당하게 숨을 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고단했죠.


주택용 전기 요금에만 누진제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의 처벌에도 누진제를 적용해서 완전히 사회와 격리를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이런 움직임은 너무나도 더딥니다.


2022년 9월 기준으로 전체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5.5%였다고 하는데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가 도입되었음에도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현재의 제도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죠.

영화 <무도실무관> 중에서



특히 극 중에서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전자발찌는 생각보다 손쉽게 착용자들이 자르는 모습들이 묘사됩니다. 지금까지 이미 6차례나 재질을 강화했지만 무용지물처럼 보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자발찌를 웬만해서는 자르기 힘든 금속 재질로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는 성범죄자에 한해 위치추적 칩을 심는 정책이 논의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교화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심각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이런 방식을 논의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논란이 많겠지만요.




이 영화가 크게 인기를 끌고 난 뒤 실제로 근무하는 분들이 감상하고 소감을 올려서 온라인 상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직자들은 영화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치안은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곁에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불철주야 애쓰는 무도실무관들의 처우가 한결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우리의 안전도 더 확실히 보장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인권 모두에게 평등하다고 주장하지만 스스로 인간이기를 거부한 파렴치한 가해자의 인권보다는 피해자 그리고 선량한 시민의 인권부터 살펴줬으면 하는 마음, 혹시 지나친 욕심인가요?


한 줄 요약 : 한 명의 가해자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 인권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부분도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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