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내일부터 가족들과 함께 여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아내의 이직을 축하 및 위로하기 위해 5박 6일 정도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우붓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든 장소 결정은 아내와 아이들의 몫입니다. 저는 그 이후의 일을 할 뿐이죠.
짧은 일정이지만 발리까지 4인 가족이 이동하다 보니 챙겨야 할 짐들이 적지는 않습니다. 체크리스트는 간단하게만 그때그때 작성합니다. 지나치게 계획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였죠. 사실 예전에 지인들과 오스트리아-체코 자유투어로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일정을 제가 주도하면서 5분 단위의 계획표를 짠 적이 있었습니다.
05:20 기상
13:35 박물관
17:50 저녁식사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때 일행들이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그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조금 없으면 없는 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즐기자고 말이죠. 물론 그런 변화가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체크리스트를 찾아봤더니 꼼꼼하신 분들이 정말 많더군요. 이렇게 아예 출력을 해서 직접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드신 분도 계셔서 새삼 계획형 인간들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체크리스트를 보면 예전의 기억이 새삼 떠올라서 움찔움찔하지만 이제는 좀 무던해지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제가 여행을 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항상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필수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바로 '쓰기에 미친 자, 일명 쓰친자'를 위한 풀세트죠.
일단 가장 먼저 챙길 물건은 노트북입니다.
매일 2년 반이 넘게 블로그와 브런치에 매일 글을 업로드해왔는데 해외여행을 간다고 해서 휴무는 없습니다. 무조건 써야죠. 코로나19에 걸려서 가장 심했던 이틀째까지도 쉼 없이 썼으니까요. 이제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두세 편 정도는 미리 올려야 할 글을 써놓습니다. 여행지에서는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두 번째는 준비물은 일기장입니다.
24년째 쓰고 있는 일기장은 필수죠. 어떻게 보면 노트북보다도 더 오래된 여행 친구이기도 합니다. 아이들도 일기장을 함께 챙겨가기에 우리 가족은 여행지에서도 함께 일기를 쓰는 나름 좋은 가풍이 생기기도 했죠. 예전에도 시간이 빠듯할 때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에 사이좋게 자리 잡고 앉아 일기를 쓰기도 합니다.
공항에서 일기 쓰는 삼부자
세 번째는 7월부터 새롭게 생긴 습관인 영어 글쓰기와 시 필사 노트입니다.
영어가 약한 편이기에 이런 활동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아이들보다 먼저 시작해 봤습니다. 좋다고 그냥 해보라고 권해서는 아이들이 수긍하기 힘들 테니까요. 수능을 치르겠다고 결심한 부분과 약간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리고 시 필사는 마찬가지입니다 집에 좋은 모음집이 있어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수능시험에서도 시가 무조건 나오니 이 부분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죠. 둘 다 제가 계속해 보고 도움이 된다 싶으면 아이들에게 권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중간에 흐름이 끊기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가 없죠.
마지막 준비물은 바로 발리에 가서 읽을 책 두 권입니다.
밀리의 서재를 통해 전자책으로 읽어도 되지만 다른 가족들이 물놀이를 할 때 저는 종이책으로 폼을 잡아야겠죠. 그래야 물에 안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이렇게 풀세트로 모두 정리해놓고 나니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옷이나 다른 물건들을 챙기는 데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런 것들만 꺼내놓고 사진까지 찍고 앉아있으니 아내나 아이들은 뭔가 못마땅한 눈치입니다. 가장 중요한 물건들을 챙겼으니 이제 슬슬 다른 물건들도 챙겨봐야겠죠?
아무쪼록 무탈하게 다녀오는 여행이 되면 좋겠습니다.
한 줄 요약 : 아니 세상에.. 노트북, 일기장, 책, 필사 노트 없이 어떻게 여행을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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