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에서 고민 끝에 산 8천 원짜리 초콜릿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지난달 행복이와 색다른 추억을 하나 쌓았습니다. 바로 세계 1위 유튜버 미스터비스트 채널에서 만든 초콜릿을 사는 일이었는데요.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 자세한 부연 설명이 필요합니다.


미스터비스트는 미국인이 만든 유튜버 채널인데요. 구독자가 3억 명을 넘어 현재는 3억 4천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입니다.





그런데 이 채널을 운영하는 '지미'라는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제품을 하나 개발합니다. 피스터블이라는 이름의 초콜릿이죠. 이 제품을 만든 뒤로 만드는 영상마다 이 초콜릿에 대한 광고를 어마어마하게 합니다. 정말 아예 대놓고 합니다.


영상에 뻔뻔한 멘트로 자연스레 녹여내는 광고를 보면서 징글징글하다 싶으면서도 한 번 정도는 먹어보고 판단하자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야말로 세뇌가 된 수준이었죠.




문제는 이 초콜릿이 정식으로 한국에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다가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서울에서 이 피스터블의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죠.


아이가 영재원 시험을 치르는 곳이 여의도 고등학교였고 그날이 팝업스토어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다는 점은 우연치고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었죠. 운명이라고 해야죠. 평소 이 채널의 팬이었던 행복이와 긴급하게 상의를 한 뒤 구경을 하러 가기로 결정합니다. 그 덕분에 이름만 자주 들었던 더현대서울 구경도 처음으로 하게 되었죠.




지하로 내려가 보니 에스컬레이터 옆에 팝업스토어가 마련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인 데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줄을 서계신 분들이 많더군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채널이라서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라고 불리는 더현대서울이라고 성수동과 비교했을 때 딱히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물건을 팔고 소소한 이벤트를 하는 게 핵심이죠. 이곳에서는 초콜릿을 팔고 그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준비한 이벤트에 참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몇 개를 산 뒤 뽑기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유감스럽지만 결과는 가장 낮은 등급의 스티커가 당첨되고 말았죠. 이런 운이 굳이 좋을 필요는 없지만 아쉽기는 합니다.




그런데 운이 좋은 일은 그다음에 생겼습니다.

룰렛 바로 옆에는 셀카를 찍어주는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는 룰렛에서 사진촬영이 당첨되어야 찍어준다고 하더군요. 스티커를 받은 사람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아쉬움을 삼키며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구역을 담당하던 직원분께서 감사하게도 호의를 베풀어줬습니다. 원래는 안 되지만 대기하는 인원이 없으니 사진을 하나 찍어주겠다고 말이죠. 그 덕분에 행복이와 사진 한 장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사 온 초콜릿은 총 네 가지 종류였는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개에 8천 원이나 해서였죠. 합리적인 소비자를 추구하는 제 입장에서 이 금액은 용납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이들에게 사주겠노라고 약속을 한 적도 있었고 행복이가 시험을 치르느라 애를 쓰고 온 상황이었기에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웠죠.




결국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하면서 샀습니다. 물론 이런 소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소한 잔소리도 자기 합리화를 위해 곁들이기는 했지만요. 막상 먹어보니 다른 초콜릿과 비교했을 때 뭔가 엄청 특별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제가 가장 피하려고 하는 성분 중 하나인 레시틴(유화제)이 없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레시틴은 대두로 만드는데 유전자변형식품(GMO)으로 대부분 만들어서죠.


그 이외에 뭐가 다른지 궁금해서 검색도 한 번 해봤습니다. 비건 초콜릿이라는 부분도 인상적이더군요. 다만 앞으로 좀 더 값을 낮춰서 팔지 않는다면 사 먹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1개에 8천 원은 좀 그렇잖아요.




팝업스토어에서 소기의 목적을 마치고 식사도 한 뒤 여기저기 한 바퀴 돌아봅니다. 말로만 듣던 런던베이글뮤지엄도 지나가면서 구경도 해 봅니다. 과연 얼마나 맛있는 베이글이길래 이렇게 대기 등록을 위한 줄까지 있는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어차피 유행은 몇 달만 지나면 잠잠해질 테니 그때 한 번 기회가 되면 사 먹어보려고요.





점심을 먹은 뒤에 건물 구경, 사람 구경을 실컷 한 뒤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영업자가 어렵다고는 하는데 이런 곳에 와서 보니 이 세계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아이의 영재원 시험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줄 요약 : 물건의 값은 파는 사람 마음이지만 사는 사람들 중에는 값에 꽤 예민한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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