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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14. 2024

장작


장작



베갯머리에 얼굴 묻고

억지로 청해 보는 겨울잠


눈과 귀가 어지러워

뜬 눈으로 지새운다


동트기만 바라건만  

해는 아직 기약 없네


임께서 기다리는 조그만 섬

바람 뚫고 달려가네


사무치는 칼바람이

온몸을 할퀴지만


여기저기 피어나는

장작불이 나를 맞네


두려운 맘, 굳어진 몸

녹여주고 보듬어주네


오늘 태운 장작들은

모두 재가 되겠지만


그 얼마나 다행인가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함께 나눠 쓸 수 있는 장작이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으매


임을 향해 불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이 내 마음은

가실 줄이 있으랴




제가 요즘 필사를 하는 한국 명시 중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시인들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이런 시를 쓰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울분을 녹여내는 정제된 표현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시 쓰시는 분들 다시 한 번 존경합니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기에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들은 수없이 많겠죠. 하지만 지금 이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행스럽게도 후손들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통해 스스로 이 현실에 대해서 가치 판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있으니까요.


아이들에게도 어떤 에서는 정말 좋은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가치들이 결코 그냥 얻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배울 있을 테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고 합리적인 결과가 빠르게 도출되어 이 혼란과 고통의 시간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사건을 비롯해 이번 달에 일어난 수많은 일들이 앞으로 어떻게 기록되어 후손들에게 전해질까요?


한 가지 확실히 바라는 점은 결코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왜곡되지 않은 기록들이 남겨져 온전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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