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방울만했던 아이, 이젠 내 티셔츠를 입는다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부터 제게 소소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바로 제가 입는 옷들이 잠깐잠깐씩 사라진다는 점이었는데요. 처음에는 의식하지 못하다가 언젠가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금세 범인을 찾을 수 있었죠.

바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언젠가부터 제 옷을 입는다는 사실을 알기는 했습니다. 범인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정말 도둑처럼 몰래 가져가서 입은 건 아니었습니다. 먼저 작년부터 제가 제 옷을 입어도 된다고 말하기는 했었으니까요.


정말 쥐방울만해서 두 손에 들 수 있었던 시기가 엊그제였던 듯한데 어느새 제 옷을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기까지 와버렸습니다.




보통의 제 또래의 분들과 달리 저는 제 나이대의 분들이 입는 옷을 입지 않는 편입니다. 조금 헐렁한 티셔츠들을 많이 입죠. 회사가 교대근무라서 복장에 대한 제한이 그리 엄격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아직 철이 없어서인 모양입니다.


어쩌면 감사하게도 동안이라고 불러주시는 이유 또한 나이에 비해서 하고 다니는 머리 스타일이 워낙 독특한 데다가 좀 어린 친구들이 입을 법한 옷을 고르는 범상치 않은 패션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 덕분인지 아이들이 제 옷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창 관심이 많을 때지만 옷을 사달라고 하는 상황이 생기지는 않더군요. 서른 살 차이가 나는 부자지간에는 흔치 않은 광경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원래 아이들이 저를 닮아서인지 물욕이 큰 편이 아니기도 하고요.




이번에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간절기에 옷 정리를 하면서 제가 입던 두터운 티셔츠 두 장을 아이에게 하나씩 나눠주기도 했고 겨울에는 입던 패딩까지 줘서 잘 입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입는 옷들을 아이들이 자유롭게 제 옷장에서 꺼내 입고는 합니다. 가끔은 한 가지 옷을 좋아해서 서로 입기 위해 보이지 않는 눈치작전을 펼친 적도 있었죠.


올해는 아마 둘 다 제 키를 넘어서지 않을까 싶은데 당분간은 이렇게 모두가 행복한 공유경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산으로 2.02kg, 2kg으로 태어났던 둥이들이 언제 이렇게 훌쩍 컸나 싶으면서 울컥하는 마음도 듭니다. 이제는 아이가 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너무 자연스러워 눈치채지 못하는 상황에 뿌듯한 마음도 들었죠. 가끔은 아내가 화장실에 서 있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저인 줄 착각하고 부른 적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해줄 수 있는 일들을 줄여나가야 하고 둥지를 내보낼 준비에 대한 생각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도 듭니다. 하나의 감정으로는 도저히 정의할 수 없는 그런 미묘한 기분이죠.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 함께 있는 동안 몸과 마음이 잘 자라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줄 요약 : 내 아이들은 나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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