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여행은 여행이고 저와의 약속은 약속입니다. 와이파이가 너무 부실해서 글을 올리는 일도 쉽지가 않습니다. 오늘은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요즘따라 새로운 말들이 너무 많이 생겨나서 따라가기 벅차시지는 않은가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처음 접하는 신조어나 줄임말 때문에 제가 바보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들 때도 있죠.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 처음 보는 표현들이 있어서 또 한 번 놀라기는 했습니다. 느좋남(느낌 좋은 남자), SBN(선배님)은 처음 접했거든요. 너무 비판적으로 보는 듯해 조심스럽지만 아나운서들마저 이런 단어들을 쓰고 있으니 희한하게 느껴지기도 했죠.
하루가 멀다 하고 신조어와 줄임말이 마구 쏟아지고 있어서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마 저만 그런가 했더니 중학생인 아이들조차 모르는 표현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아마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서 이런 말들이 퍼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최근 등장한 말들을 접하다 보면 정말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저는 "갓생"이라는 단어도 친한 작가님의 저서를 통해서 처음 접했습니다. 알고 보니 '갓(god)'과 '생(생각, 삶)'을 합쳐 열심히 살자는 뜻이더군요. 이런 말들은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표현으로는 "스불재"라는 줄임말도 있습니다. 뜻은 간단합니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는 말로 자신의 실수나 선택을 가볍게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예를 들어, 밤늦게 라면을 먹고 후회하는 상황에 "이건 완전 스불재야!"라고 쓰죠.
“안물안궁”이라는 표현은 아마 제법 많이 접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라는 의미로 한 마디로 말 줄이기가 가능한 표현이죠. 비슷한 표현으로는 "쓸데없어 보이는 걱정을 줄여주는"의미를 담은 '군싹'(군더더기 싹둑)도 있습니다.
얼죽코는 들어보셨나요? 얼죽코는 "얼어 죽어도 코트"를 줄인 말입니다. 얼죽아는 아시는 분들이 제법 계실 겁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인데 얼죽코도 같은 맥락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10개 이상의 신조어를 접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재미있는 지점은 그중 40%는 1년이 채 되기 전에 사라진다는 조사도 있더군요.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고 금세 사라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짐을 뜻합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해당 해의 신조어 퀴즈가 매년 있을 정도로 이런 풍토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신조어와 줄임말 현상에 대해서는 당연히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합니다.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은 이렇게 바라보죠. 신조어와 줄임말이 더욱 간결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이죠. 특히, 젊은 세대는 자신들만의 표현 방식으로 개성을 드러내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긴 문장을 사용해 설명하던 것을 "TMI(Too Much Information)"라는 단어로 단숨에 표현할 수 있어요. 거기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처럼 건강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 같은 경우는 스스로를 자극하며 동기 부여를 주는 역할도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이런 흐름들이 언어의 본질을 훼손하고 세대 간 격차 또한 심화시킨다는 주장이죠.
특히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저도 포함된 중장년층은 대화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거기에 너무 많은 줄임말은 원래의 뜻을 왜곡하거나 대화의 맥락마저 흐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긍정과 부정이 혼재된 이 현상은 단순히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건전한 방향의 논의가 필요하기는 합니다.
사실 결론이 나와있기는 합니다. 언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 변화해 왔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죠. 저도 신조어나 줄임말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기발함을 느끼기보다는 한탄과 걱정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언어는 항상 시대와 함께 변해왔기에 의미 없는 걱정입니다.
20여 년 전 과거만 되돌아보더라도 우리 시대에는 신조어가 많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도 사실 과거엔 신조어였던 게 제법 많았죠. 아래에 나와있는 대표적인 사례처럼 지금은 당연하게 쓰이는 단어들이 모두 각 시대의 문화를 담아내며 정착해 왔습니다.
이런 현상은 영어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Selfie(셀카)"라는 단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쓰이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당연히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죠. 이처럼 언어는 자연스럽게 진화하며, 시대의 흐름과 가치를 담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은 새로운 말을 빠르게 그리고 완벽하게 배우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이런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겠다는 너른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새로운 말들을 접할 때면 그때그때 "아, 이런 말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모른다고 타박하더라도 개의치 않으려고요.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이나 유행을 내가 꼭 알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이렇게 외쳐봅니다.
#신조어 #줄임말 #MZ세대 #한글파괴 #사당귀
※ 저는 친절한 사람이니까 아까 낸 퀴즈의 답도 알려드립니다. 저는 두 문제 밖에 못 맞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