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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r 02. 2022

물가와의 전쟁

마트 가기가 두려운 자여..

 제 취미 중의 하나는 마트에서 장보는 것입니다. 타임세일을 할 때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죠. 물론 가끔은 쓸데없는 물건들을 사 가지고 와서 혼나기도 하지만 장보기의 실권을 아직 빼앗기지는 않았습니다. 크게 문제 될 만큼은 아니었으니까요. 예전에 아이들에게 한글과 숫자를 가르치기 위해 마트 전단지를 이용하기까지 했으니 제 마트 사랑은 진정성이 있는 편이죠.



 그러던 제가 요즘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것을 꺼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장바구니 물가 때문인데요.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든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바로 동네 마트에서 자주 사던 1,500원짜리 국산콩 두부가 갑자기 2,500원에 판매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식료품 구매처는 인터넷 쇼핑몰 1곳, 동네 마트 2곳, 대형마트 3곳으로 나뉘어있습니다. 웬만하면 대략적인 가격 대를 꿰고 있는지라 터무니없는 가격에 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각각의 식료품마다 구입처가 정해져 있죠.

출처 : 마켓컬리

 

 그런데 두부 사건 이후로 찬찬히 마트별로 가격표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물품까지도 말이죠. 제게 굳이 그런 짓을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just for fun(단지 재미로)"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쇠고기 가격은 말할 것도 없고 맥주 가격도 4캔에 만 원이 되지 않던 것이 이제는 만원이 넘어갑니다. 다른 물품들도 야금야금 가격이 올라있었습니다. 물론 기름값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깊게 생각하지 않던 물가라는 개념을 두부로 인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쌀 때는 그러려니 생각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막상 야금야금 올라가는 가격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원자재 가격, 물류비, 수급현황 등 경제기사에 나오는 단어들도 갑자기 휙휙 머리 위를 떠다닙니다.


 물가가 올랐다고 투덜거릴 수는 있지만 막상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경제란 한 나라의 정책적인 노력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현명하고 절제된 소비를 해야겠다는 것이 생각이 다일뿐이죠. 글을 쓰면서도 제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개운하지는 않네요.


 

 요즘 마트에서 주저 없이 딸기를 사 먹을 수 있으면 중산층이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딸기를 좋아하는지라 떨리는 손으로 딸기를 사게 될 때가 잦습니다.

 제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좀 조절하겠지만 아이 입에 들어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더군요. 자신들이 비싼 딸기를 먹으며 귀하게 크고 있다는 것을 자주 말해줘서 생색을 많이 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국산콩 두부 #유가 #장바구니물가 #물가상승률 #딸기 #경제 #맥주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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