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기 4탄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달에 다녀온 일본 다카마쓰 여행기 4탄입니다. 연속으로 올려주시기를 원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해보신 분들이 아시다시피 사진 정리가 정말 쉽지가 않더군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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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째 날에는 오카야마현의 오카야마시로 향하기로 합니다.
오카야먀시는 인구가 80만 명 정도 되는 도시입니다. 우리나라의 청주나 부천 정도의 규모죠. 오카야마는 다카마쓰가 있는 시코쿠 지역이 아니라 본토 지역인 혼슈에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배를 타고 이동하는 줄 알았는데 바다 위에 만들어진 다리를 통해 기차로도 이동할 수 있더군요.
여행을 총괄하는 형이 말도 잘 못하는 세 사람을 데리고 다시 긴 여정에 오릅니다. 모델은 별로지만 날씨도 좋고 배경도 좋아서 그런지 사진은 그럭저럭 잘 나오는 듯합니다. 전철역을 지으면서 오래된 나무를 지키려는 일본 사람들의 자연친화적인 모습도 눈에 띄었죠.
시내를 오가는 전철은 유물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낡은 티가 많이 나고 에어컨도 없지만 막상 타보면 그 나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카마쓰 기차역에 도착한 뒤 오카야마행 열차 티켓을 삽니다. 안내문에 워낙 많은 글자가 많아서 힘들지만 다행히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유튜브로만 보던 '직접 갈아주는 주스'도 한 번 도전해 봅니다. 용기가 없는 동생들 대신 형님이 마셔봤는데 '오묘한 맛'이라고 표현해 주시더군요.
이제 기차를 탑니다. 일본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철도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나라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시간 밖에 가지 않는데 17,000원이나 하는 교통비가 조금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자유석이어서 요령껏 빈자리에 편하게 앉아가기로 했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밖을 내다보는데 역시 사진이 아닌 눈으로만 담을 수 있는 광경들이 많더군요. 한적한 시골 풍경들을 지나치고 바다 위에 세워진 거대한 다리까지 지납니다.
무거운 기차가 바다 위를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로 수만 번 넘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는 광경을 직접 겪어본 셈이죠. 기술이 인간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카야마 역에 도착한 뒤에는 밖으로 이동합니다. 기차를 많이 타고 다니는 민족답게 기차역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역사(驛舍)도 상상했던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로 넓었습니다. 거대한 규모의 복합 쇼핑몰처럼 만들어져 있어서 음식과 물건을 파는 매장도 꽤 많아 보였죠.
네 명의 아저씨들은 꽤 복잡한 지하도를 가로질러 트램이 있는 곳까지 이동합니다. 대로변 가운데에 있는 트램 정류장에는 꽤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습니다. 다행히 이정표에 한글도 적혀있더군요. 조금 기다렸다가 아기자기한 수준을 넘어 귀여움이 솟구쳐 오르는 핑크색 트램을 타고 세 정거장을 갔습니다.
다카마쓰를 출발한 지 두 시간여 만에 오카야마 성에 잘 도착했습니다.
이 성은 6층 구조의 천수각(성의 중심탑)을 가진 중형 규모의 멋지고 아름다운 흑색 성곽으로, ‘까마귀 성’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1597년에 완공되었으며, 검은 외벽과 금박 장식이 인상적입니다. 천수각은 높이 약 21.9미터, 너비 약 18미터 정도 규모이며, 성벽은 돌로 된 기단부 위에 목조 구조가 올라간 형태입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공습으로 소실되었다가 1966년에 복원되었죠. 천수각 내부는 현대적인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어 다양한 체험도 가능합니다. 입장료는 400엔인데 성 바로 옆에 있는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과의 세트권을 사면 720엔이었기에 그걸로 선택했습니다.
천수각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을 하기 시작합니다. 조감도를 보니 이곳이 일본 중세 시대 때 꽤 규모가 컸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꼼꼼하게 다 관찰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글로 적혀 있는 부분들을 번역해서 읽을 정도로는 부지런하지는 못합니다. 유물들과 그림 위주로만 부지런히 살펴보고 체험도 해봤습니다.
우연히 재미난 곳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전통의상 착용 부스였죠. 영주의 옷을 입어볼 수 있다고 하기에 한 번 도전해 봤습니다. 옷이 너무 잘 어울리면 친일파 논란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가족들 말로는 옆에 있는 선배가 더 일본 사람처럼 잘 어울린다고 하더군요. ^^
6층까지 올라간 뒤 바깥을 내려다보니 고라쿠엔 정원을 비롯해 오카야마 지역도 멀찌감치 보입니다. 탁 트여있는 전망은 진짜 좋더군요.
다음 편에는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과 키비츠 신사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쓰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져서 분량 조절에 실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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