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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r 04. 2022

아미와의 예매 전쟁 1부

멀고도 먼 BTS 실물 영접의 길

 우리 집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사람이 두 분이나 계십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관심인 줄 알았는데 제법 진지합니다. 그 덕분에 BTS와 관련된 장난이나 농담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처음 제게 콘서트를 예매해서 보러 가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농담이 아닌 줄 진작 알았습니다. 우리 집 모자(母子) 아미는 진심을 다해 결전의 날인 3월 3일의 BTS의 한국 공연 예매를 하나씩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BTS의 공연을 예매하는 과정은 예전 아이들과 양평 용문산을 등반했던 것처럼 거칠고 험난했습니다. 일단 BTS가 속한 하이브의 공식 어플인 위버스라는 곳에 가입을 해야 했습니다. 그 뒤에는 인터파크에 공연을 볼 본인의 명의로 가입해야 합니다. 복잡합니다.


 그래도 아내는 성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것들이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2호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성인이 아닌 아이의 인터넷 가입은 제약이 많습니다. 아이핀 재가입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2호의 예매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제 입은 점점 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불만은 속으로 삼킬 뿐입니다. 아내뿐만 아니라 2호의 BTS 사랑은 남다르기 때문이었죠.


오죽하면 자신이 그린 첫 번째와 두 번째 초상화가 BTS 사진일까요. 게다가 지난번 회장 선거에서 홍보물 공약을 BTS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공약 발표에도 'PERMISION TO DANCE'의 안무처럼 수어를 넣어서 했을 정도였죠.  



 드디어 모든 가입절차는 마치고 대망의 예매일이 돌아왔습니다. 밤 8시부터 예매 창이 열린다고 알려졌고 저는 예매에 성공한 수기를 사전에 억지로 읽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우리 부부는 둘이서 결전의 장소인 PC방으로 이동했습니다.


 PC방으로 간 이유는 인터넷 속도 때문이었습니다. 참고로 선착순으로 무언가를 신청하거나 예매를 할 때 일시적으로 접속자가 몰릴 때는 인터넷의 속도가 빠른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때 경험상으로 느낀 접속이 수월한 대략적인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하수 : 자신의 휴대폰으로 접속

중수 : 노트북 무선인터넷으로 접속

상수 : 유선랜을 통한 데스크톱, 노트북 접속

고수 : PC방 접속(광랜)


 이런 이유로 예전에 아이들의 선착순 학교 방과후수업 신청 때도 PC방을 이용했고 수월하게 성공했습니다. 다년간의 게임으로 단련된 클릭 속도가 도움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그때 친한 지인은 휴대폰으로 신청을 하려고 하다가 접속장애로 5개 중에서 하나도 신청을 하지 못했죠.




 아무튼 오랜만에 간 PC방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자신만의 콘텐츠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좌석 를 2,000원에 끊고 조용한 곳에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앉았죠.

그리고는 다른 공연을 선택해서 예매하는 방식으로 손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프로게이머가 본 게임을 하기 전처럼 말이죠.

이보다 더 긴장될 순 없다


  연습을 마치고 결전의 8시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저는 심지어 위성 시간을 알려주는 프로그램까지 사용했습니다. 이런 승부에는 마우스를 손가락으로 누르는 0.01초가 결과를 바꾸기도 하니까요.



-분량 조 실패로 2부에 계속-


#BTS #아미 #서울공연 #인터파크 #위버스 #예매 #PC방

#나는누구고여기는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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