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필모그래피를 넘어서, 한 인생 전체를 시리즈처럼 살아가는 배우가 있을까요?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톰 크루즈는 그런 배우입니다. 하지만 이번 미션 임파서블 8을 보면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톰 크루즈는 용자인가? 아니면 병자인가?" 표현이 좀 자극적이죠? 원래 이렇게 글을 잘 쓰지 않지만 제가 오랜 시간 동안 가져왔던 궁금증입니다. 농담처럼 시작한 이 생각은 영화가 끝나갈 무렵엔 꽤 진지한 질문이 되어 있었습니다.
톰 크루즈는 실제로 헬기 조종 면허증을 땄고, 고공 점프 훈련도 군인 못지않게 받았습니다. 촬영 중 뼈가 부러진 적도 여러 번이고, 어떤 장면은 보험사조차 커버를 거절할 정도로 위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해서 직접 스턴트를 하겠다고 고집합니다. 오죽하면 팬들이 그에게 가장 바라는 소원이 천수를 다한 뒤 자연사하는 거라고 말을 하겠습니까.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절벽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날아오르고, 심지어 활주 중인 비행기에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와 대단하다’는 감탄 뒤엔, 그 감각이 과연 정상일까 하는 걱정과 의심이 뒤따랐습니다.
그는 왜, 매번 죽음을 무릅쓰는 장면에 자신을 던질까요? 그의 기상천외한 스턴트 액션을 보며 소설 <아몬드>를 떠올리게 한 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윤재’는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아이로 등장합니다. 뇌 속 ‘편도체(amygdala)’가 작은 상태로 태어났기 때문인데, 편도체는 뇌에서 공포와 불안을 처리하는 감정 센터입니다.
실제로 과학적으로도 밝혀진 바에 따르면 편도체가 손상되거나 작게 태어난 사람들은 위협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불에 뛰어들 수도 있고, 낯선 사람을 무방비로 따라갈 수도 있습니다.
혹시 톰 크루즈도 그런 사람은 아닐까?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봤습니다.
물론, 감정이 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인터뷰나 팬들과의 만남에서 드러나는 섬세함은 오히려 그를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니까요. 하지만 ‘두려움’을 대하는 방식만큼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있는 듯합니다. 마치 "두려움은 선택이다"라는 말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사람마다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은 참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불을 무서워하고, 누군가는 높은 곳에서 다리가 풀립니다. 또 어떤 사람은 뱀이나 벌레, 폐쇄된 공간이나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기도 하죠. 이 차이는 단순히 개인의 경험 때문만은 아닙니다. 공포 반응은 유전과 환경, 그리고 뇌의 구조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어릴 적 불에 덴 기억이 있다면, 불에 대한 공포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후천적 공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폐소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처럼, 명확한 트라우마가 없어도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존을 위해 탑재된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선천적인 공포라 칭합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어떤 사람은 ‘어둠’을 무서워하고, 어떤 사람은 ‘외로움’을 더 무서워합니다. 누군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만, 누군가는 ‘무의미함’을 두려워하죠.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두려움의 스위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셈입니다.
두려움을 넘는 방식이 각자 다를 수 있듯 톰 크루즈는 스턴트를 통해 공포를 넘어섭니다. 어떤 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걸로 자신의 마음을 이겨냅니다. 또 다른 이는 누군가에게 솔직해지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두려움을 인정하고도 행동하는 힘을 기르려는 의지겠죠.
그런 점에서 보면, 톰 크루즈는 병자가 아니라, 자신의 두려움을 스스로 통제하고 정면으로 마주할 줄 아는 ‘특이한 용자’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아마 “내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이를 대처하는 방식을 항상 훈련해 왔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주사를 무서워하거나 발표를 앞두고 두려워할 때, 저는 그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물어봅니다. 두려움의 감정은 자연스러우며 그 감정을 이겨냄으로써 성장한다고 말이죠. 톰 크루즈처럼 절벽이나 건물, 비행기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누구나 매일 작고 큰 공포를 안고 문 앞에 서게 됩니다. 어떤 날은 ‘실패’, 어떤 날은 ‘질문’, 어떤 날은 ‘거절’을 마주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믿고 싶습니다.
진짜 용기는 공포가 없어서가 아니라, 공포를 안고도 걸음을 내딛는 데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스크린 속 배우의 고집스러운 투혼이, 어느새 나 자신에게 묻는 질문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어떤 공포과 마주하고 있는가?"
"그 두려움을 핑계로 삼지 않고, 오늘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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