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며칠 전, 우리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생애 첫 우승을 이루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전 국민들이 이렇게 기뻐할 정도인데 당사자는 감개무량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벅찬 감동이 차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유럽 무대에서 오랜 시간 피와 땀을 흘려온 그에게 트로피가 주어지는 순간 화면에 비친 그의 얼굴은 감정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필드 위에서 카메라가 한 사람을 포착했죠. 바로 그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었습니다.
우승 세리머니가 끝나고 그라운드로 내려온 손 감독은 아들을 꼭 껴안아줬습니다. 손흥민은 눈시울을 붉혔지만, 아버지의 눈빛은 끝까지 담담했습니다. 그 눈빛 안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담겨 있었을 겁니다.
유퀴즈에 나와서 이야기했던 손웅정 감독이 손흥민을 키우면서 겪은 삶의 궤적은 감히 평가하기 힘들 정도로 고된 시간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니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에게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한 감동이 차오를 수밖에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만 그는 영상이나 사진상으로 한 방울의 눈물도 쉽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 앞에서 쉽게 우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이죠.
당연히 이 말은 당연히 진리나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자식 앞에서 부모가 절대로 울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하는 말도 아닙니다. 눈물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가진 본능이고, 감정을 나누는 진심 어린 표현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부모라는 존재는 자식에게 있어 언제나 ‘버팀목’이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눈물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 정말 실감 납니다. 저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눈물을 흘리고 예능을 보면서도 흘리며 최근에는 <미션 임파서블 8>을 보면서 눈물을 소주 한 컵 분량은 흘린 듯합니다.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눈물이 핑 돌며 쉽게 감정이 올라오며 울컥해집니다.
전문가들은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감정이 풍부해지며 남성갱년기까지 겹치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거기에 아마 인생을 오래 살다 보면, 너무 많은 아픔과 이별을 겪으면서, 감정의 두께가 얇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적어도 '자식 앞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든든한 기둥이 되어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아마도, 부모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넘어지지 않는 듬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가정은 아이가 가장 안전하게 느끼는 최후의 보루여서죠. 힘든 일이 있어도, 억울한 일이 생겨도, 세상이 막막해 보여도 아이에게 든든한 부모가 곁에 있어준다면 한결 극복하기 쉬울 테니까요.
물론, 우리가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닙니다. 아이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쁠 때는 마음껏 웃고, 안타까울 땐 함께 안아주는 게 필요하죠. 하지만 눈물만큼은, 그 무게를 잘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힘든 일 앞에서 자식보다 먼저 눈물짓는 부모의 모습은, 자신이 보호받는 존재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는 때로 연기도 필요합니다. 마음은 무너져도, 표정은 단단히. 속은 울고 있어도, 말은 차분하게. 그렇게 했을 때 아이는 ‘우리 아빠, 우리 엄마는 언제나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아이들 앞에서는, 너무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그 대신 저는 제 감정을 조용히 눌러두고, 아이가 감정이 격해질 때 편히 울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주려고 합니다. "아빠는 괜찮아, 너는 울어도 돼." 부모가 되고 나니, 이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알게 됐습니다.
손웅정 감독이 아들 앞에서 눈에 띄게 울지 않은 이유는 분명 그런 부분에서 찾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흘리는 뜨거운 눈물을 조용히 다독거려줘야 했으니까요.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그동안 함께 흘렸던 눈물들을 다 삼키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 장면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울지 않는 부모는 단단함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구나'라고 말이죠. 언젠가 자녀에게 언젠가 기댈 날이 오더라도, 지금은 여전히 내가 그늘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이죠.
격한 감정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는 손웅정 감독을 보면서 좋은 아버지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그 답도 생각해 봅니다. 한 세상을 버텨낸 부모로서, 우리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안심’입니다. 내 곁에 있는 부모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믿음. 그 믿음 하나만으로 아이는 자신의 세계를 더 넓게 그려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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