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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17. 2021

5-2. 공감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키워줄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MQ(Moral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2 : 공감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키워줄걸(제일 크나큰 보람)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을 내리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을 내린다. (공자)-명심보감 11-

좋은 사람의 삶은 사소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혀진 친절과 사랑의 행동들로 대부분 채워진다.        윌리엄 워즈워드    



 『안씨가훈』을 지은 안지추는 이타주의자의 무리를 ‘뜨거운 배를 가진 사람들’로 이기주의자의 무리는 ‘차가운 창자를 가진 사람들’이라 평했습니다. 그 사이에 있는 부류를 보통 우리는 개인주의자라고 부릅니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희 세대를 비롯한 MZ로 대표되는 세대들의 삶은 개인주의를 추구하며 살아왔습니다.

 개인주의의 핵심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나도 피해를 주지 않겠다. 당신도 내게 피해를 주지 마라’입니다. 당연히 우리 아이들은 부모와 사회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더욱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띤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베스트셀러였던 『90년대생이 간다』에서도 이런 내용이 언급됩니다.

  2019년도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제일 높은 비율(29.8%)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연예인을 관찰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듯 혼자 사는 삶이 주류가 되고 있음을 뜻합니다. 사실 개인주의는 합리적인 이미지로 보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적 소통이 부족해 고립을 부를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나눔을 배울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봉사활동

개인주의적 삶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푸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처해있는 교육환경은 남보다 내가 앞서야 성공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육은 결국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아닌 자신만 알게 만듭니다. 점점 자신을 갉아먹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명심보감』 첫 번째 장의 제목은 착하게 살라는 의미의 ‘계선(繼善)’입니다. 이렇게 살기 위한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베트남 개안 봉사활동 단체사진   ⓒ 양원주

 개인주의적 삶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푸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처해있는 교육환경은 남보다 내가 앞서야 성공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육은 결국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아닌 자신만 알게 만듭니다. 점점 자신을 갉아먹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명심보감』 첫 번째 장의 제목은 착하게 살라는 의미의 ‘계선(繼善)’입니다. 이렇게 살기 위한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함께 나누는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몇 년 전에 기회가 닿아 라오스와 베트남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라오스에서는 시골 학교의 시설개선공사 봉사활동을 했고 베트남에서는 백내장과 안과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돕는 개안수술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운동장은 물론 화장실과 놀이터조차 없는 시골 학교, 작은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실명까지 이어지는 열악한 의료환경을 직접 보며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뜻깊었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내가 항상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함께 직접 데리고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보통 아이들이 너무 어린 경우 복지시설에서 도움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아이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더 생긴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방문을 꺼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봉사활동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VMS나 1365, DOVOL, 유스내비 같은 봉사활동 대표 사이트나 포털사이트 카페뿐만 아니라 지역 복지관이나 구청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지 않고 투정을 부릴 때 부모는 늘 가난한 지역의 아이들을 주제로 일장 연설을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자주 접했던 레퍼토리였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은 부모가 쏟아내는 연설을 공감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눈과 몸으로 겪어보고 느껴볼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직접 경험을 해봐야 확실히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이는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현행 교육제도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이 있습니다. 꼭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도우며 보람을 얻는 경험들은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고 더 이타적으로 살도록 하고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노력봉사가 힘들다면 기부도 좋은 방법

 육체적인 활동이 주가 되는 일명 노력봉사가 쉽지 않다면 어려운 분들을 돕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비영리단체에 후원금을 내서 돕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3학년 때 저와 아이들은 인터넷으로 비영리 단체들의 사회공헌 홍보영상을 보면서 어떤 기관에 후원하는 것이 좋을지 토론했습니다.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었기에 이런 활동은 아이들의 가치판단 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굿네이버스의 ‘아프리카 식수개선 프로젝트’와 그린피스의 ‘바다쓰레기 줄이기 프로젝트’를 선택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이들과 결정해서 하고 있는 기부내역들   ⓒ 양원주

  그렇게 비영리단체에 대한 후원은 기존에 후원하던 국제 실명 구호기구인 비전케어와 세이브더칠드런까지 포함하면 총 네 군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 단체에 지원하는 비용을 설명해줬더니 대뜸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적은 돈이 아니지만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아이들에게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직접적인 활동을 하시거나 더 큰 기부를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금부터 아이가 인생에서 나눔을 첫걸음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 입장에서는 왜 이런 활동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발적이지 않은 경험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나중에 진정한 봉사활동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규칙과 질서를 잘 지키고 남을 도울 줄 아는 아이

 질서는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질서는 양심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 사회적 규범을 모두 배울 수 있는 덕목입니다. 그래서 질서를 잘 지키는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선생님께 더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복도에서 뛰지 않기줄 서기, 주위 먼저 청소하기함께 쓰는 물건 깨끗하게 쓰기공공장소에서 떠들지 않기빌린 책 깨끗이 보기아무 데나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규칙과 질서는 범위는 꽤 넓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다 보면 규칙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는 것을 싫어하기에 규칙을 어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공감 능력이나 이타심보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한테 그런 경우가 생깁니다. 체육 같은 신체활동 시간이나 온라인 수업 때 자신의 주도로 말과 행동을 하려고 드는 형태로도 나타납니다. 자기 뜻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간과하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도 애를 먹게 됩니다. 놀이를 할 때도 규칙의 중요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이타적인 마음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준비물을 빌려주거나 무거운 것을 같이 들어준다든지, 정리를 함께하는 등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찾아보면 무궁무진합니다. 아이에게 항상 친구를 도와주는 것을 강조하고 친구를 도와주었다고 할 때는 기쁜 마음으로 칭찬해주면 됩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의 운동회에서 반대항 이어달리기를 하던 한 아이가 중간에 넘어집니다. 그러자 희한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달려가던 아이들이 갑자기 하나둘씩 멈춰 서더니 오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운 뒤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걸어서 결승점에 들어옵니다. 어른들도 하기 힘든 상대방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마음을 행동으로 아이들이 보여준 이 사례는 초등학교 3-1 도덕 수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런 아이들이야말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결코 가질 수 없다고 알려진 이타심과 공감 능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넘어 더 큰 세상에 대한 공감 능력

아이들과 그린피스의 활동에 대한 후원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공익광고를 본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을 먹고 폐사하는 바다 동물들을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닐봉지에 몸이 걸려서 발버둥 치는 거북과 플라스틱을 먹고 폐사한 고래의 이야기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이들과 저는 평소에 했던 것보다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더 꼼꼼하게 하기로 했고 일회용품을 쓰는 것을 줄이는 것에 신경을 쓰기로 했습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 역시 아이의 공감 능력과 이타심을 키우는 것에 도움을 줍니다. 우리는 인간들과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요즘 E(Environment, 환경), S(Social,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를 합친 ESG가 세계적인 기업경영의 핵심 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사회자가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나 자동차 운행이 줄어 하늘이 엄청 깨끗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게스트로 출연한 그린피스 직원은 ‘그동안 미세먼지가 강한 햇빛을 막아주는 차단막 역할을 했는데 미세먼지가 없어지자 오히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랍고도 모순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손자, 손녀 세대에는 지구가 온전히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섬뜩한 상상도 들었습니다. 

 늘 환경에 대해 관찰하거나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나 하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재활용품으로 배출하는 플라스틱은 왜 40% 정도밖에 재활용이 되지 못하는지, 전기차는 정말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지, 세계에서 연간 13억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며 그 처리를 위해 170조 리터의 물이 사용되는 것과 같은 깊이 있는 질문은 아이가 환경과 생명에 대해 더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독한 혹한과 눈보라 속에서 산길을 가던 두 사람이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한 사람은 자기 혼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다며 쓰러진 사람을 못 본 체하며 떠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사람을 둘러업고 길을 걸어갑니다. 그 결과는 모두 아실 겁니다. 미래형 인재는 이타심과 공감 능력으로 협업하고 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베트남 개안 봉사활동을 했던 병원  ⓒ양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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