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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Oct 28. 2022

4-7. 갈등을 이겨내는 능력을 키울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AQ(Adversity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7 : 갈등을 이겨내는 능력(학폭왕따)을 길러줄걸     


당신의 적에게 늘 화해의 문을 열어놓아라.  - 발타자르 그라시안 -  



 “니모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는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서 니모의 아빠인 멀린의 대사입니다. 내 아이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공통된 바람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런 바람 속에는 부모가 신경 써야 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반영되어 있을 겁니다. 

 부모가 애지중지하고 안달복달하며 과잉보호한다고 아이가 잘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사회에 동화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 주위에서는 또래 문제로 크고 작은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해서 아이가 더 성장하게 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감내해야 할 부분입니다.  



◇ 또래 친구들과의 갈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아이들의 대부분은 틈나는 대로 누군가와 다툽니다. 집에 있을 때와는 달리 아이들의 세상 속에서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수도 없이 생깁니다.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아이는 차분한 방식보다는 거친 말이나 행동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남자아이뿐만 아니라 여자아이에게도 욕설, 폭언, 폭력의 경향성이 존재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평소 흥분한 상태로 다투기보다 침착하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합니다. 물론 감정의 통제가 쉽진 않겠지만 그렇게 한 번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최초의 경험을 성공적으로 하게 되면 그 뒤에는 훨씬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더 수월해집니다. 

 또래 친구와의 다툼은 자세히 살펴보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함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세상에 자기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함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부모의 본보기입니다. 아이는 여기저기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을 제일 쉽게 따라 배웁니다. 평소 부모를 통해 접하는 갈등해결 능력이 아이에게 참고자료가 됩니다. 뜻하지 않게 다툼이 생기더라도 적절한 선을 유지하며 현명하게 다투고 슬기롭게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화할 수 없는 폭력

 갈등의 해결 방식은 충분한 경험과 연습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갈등 종류가 상대방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이라면 문제가 좀 다릅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는 아이의 가슴에서 평생 응어리가 되어 남을 일입니다. 

 이런 문제는 아이에게도 큰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부모의 가슴에도 피멍이 되어 돌아옵니다.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하늘이 무너질 일이지만 가해자가 되는 경우 역시 돌이키기 쉽지 않은 주홍글씨가 되어 오랜 세월 동안 발목을 잡습니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연예계와 스포츠계 공인들의 학폭 논란은 치기 어린 시기의 실수가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의 부모들은 보통 ‘우리 아이는 맞고 다니면 다녔지. 누구를 때릴 아이가 절대 아니다’라고 합니다. 학교폭력 심의위원 활동을 하면서 만난 부모들은 아이가 평소 학교나 또래 사이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떤 문제와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폭력은 문제가 터졌을 때 인지하고 사후약방문처럼 뒤늦게 대처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일단 학교폭력의 정의를 완벽하게 아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은 사법적인 잣대처럼 때리거나 맞아야 성립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이 해석하는 학교폭력의 정의는 다릅니다. 누군가를 의도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위해를 가하고마음에 상처를 주며 불편하게 만드는 행위’가 모두 해당합니다. 종류도 언어적사회적신체적심리적성적금품갈취사이버 괴롭힘까지 다양합니다. 


 

◇ 학교폭력도 아는 만큼 예방할 수 있다

 최성애 HD행복연구소 소장은 폭력지수에 따라 학교폭력을 이렇게 나누었습니다. 

레벨 01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따돌림 외국은 작은 불씨부터 예방하기 위해 1단계부터 개입

레벨 02 나쁜 표정을 짓거나 나쁜 눈빛으로 바라 봄

레벨 03 나쁜 별명을 붙이고 놀림

레벨 04 나쁜 소문을 내거나 모욕을 줌

레벨 05 못살게 굴거나 노골적으로 따돌림

레벨 06 위협하고 협박함

레벨 07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거나 망가뜨림 우리나라 어른들은 7~8 레벨부터 학교폭력으로 여김

레벨 08 발로 차거나 몸을 때림

레벨 09 흉기로 위협하거나 흉기를 사용함

레벨 10 살인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1 레벨부터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에 개입하고 평소에도 관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기성세대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가 더딘 것은 또 하나의 큰 숙제입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천한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첫 번째는 비폭력적인 가정 내 분위기를 만들고 부부가 화목해질 필요가 있습니다부모가 평소에 욕설이나 폭력적인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아이도 아마 그대로 배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로 하는 가르침보다 행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자녀교육을 통해 행동의 한계를 알려줍니다폭력이나 욕설, 따돌림이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는 법과 도덕, 윤리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선생님의 지도만으로는 모든 것을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부모가 명확하게 알려줘서 아이가 빠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세 번째는 혹시 모를 피해를 대비해 대인관계 능력상황대처 능력자기방어 능력을 알려줘야 합니다친구들과 대화하는 방법, 화가 났을 때 행동하는 방법, 문제가 생겼을 때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점 등을 알려주면 됩니다.

 네 번째는 자녀와 평소 꾸준히 소통하며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다만 학교나 친구관계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는 점을 항상 아이와의 대화 때 유념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아이의 자존감과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아이의 자존감이 낮으면 다양한 상황에서 스스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해내는 능력이, 공감능력이 낮으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학교폭력에 좀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와 대화를 잘 나눠여합니다. 가장 중요합니다. 일단 아이가 불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당당하게 “하지 마!”라고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평소 특이한 부분이 없는지 관찰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인지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개입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 관한 대화를 평소에 자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뇌는 위협을 느낄 때 활동이 축소됩니다. 학교폭력에 휘말리게 되면 아이의 정서적인 문제는 기본이며 학업까지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의 갈등이나 사건 사고가 전혀 생기지 않을 수는 없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부모를 통해 배울 수 밖에 없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에서 온 편지』, 율곡 이이 선생이 쓰신 『격몽요결』의 「접인」 편, 『맹자』에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시기를 많이 받았다는 내용이 언급됩니다. 이처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좀 더 의연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에 나오는 내용처럼 남에게 하는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있고 남이 하는 싫은 소리를 이겨내는 힘도 키워준다면 훨씬 더 씩씩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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