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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r 21. 2022

세이브 원고와의 전쟁

평소 좀 더 부지런히 쟁여둘 걸..

 작가님들은 저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재테크 세계에서 하수들이나 하는 방법이라고 폄훼되어 왔지만 저축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좋은 재테크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재테크까지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 덕분에 제가 뜬금없이 저축에 대한 후회 몹시 고 있습니다. 돈이 아닌 글을 미리 작가의 서랍에 저축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오늘 같은 경우가 특히 그런 경우입니다. 현재 제 파트에서는 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저를 제외한 3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확진돼버리는 바람에 오늘 저 혼자서 4명의 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물론 저는 짬밥이 있기에 다른 직원의 일들을 급한 것만 처리하고 자잘한 일들은 가지치기를 하듯 미뤄두지만 전화만큼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4인분의 전화기에서 쏟아져내리는 별.. 아니 벨소리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대충 세어보니 제가 오늘 전화 통화만 30통을 넘게 했네요. 그중 20분 넘게 통화한 경우가 3건. 오늘은 전화기만 봐도 경기가 일어날 지경입니다. 콜센터 직원분들의 노고를 또 이렇게 간접 체험을 해보게 되는군요.

 

 그러다 보니 오늘은 원고를 마무리할 육체적, 정신적인 여유가 0에 가까운 상황인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핑계로 오늘 하루를 땡땡이를 쳐버리면 좋겠지만 매일 글을 하나씩 쓰겠다고 다짐한 제 의지를 꺾고 싶지는 않네요.

퇴근하자마자 차에서 집에도 안 들어가고 이런 거 만들고 있습니다.



차라리 "이따가 쓸게요" 라며 한마디만 올려놓고 눈 가리고 아웅이라도 할까 싶지만 그건 또 너무 치사해 보입니다.


웹툰 가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에 세이브 원고라는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 단어가 제게도 간절한 오늘입니다. 평소 메모를 자주 하기에 두세 개씩은 미리 세이브 원고를 가지고 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쌀이 떨어지듯 공교롭게 똑 떨어져 버렸네요.

 

 다시 시간 날 때마다 저축을 해야겠습니다.

나도 세이브 원고 많이 갖고 싶다~


#세이브원고 #확진자대폭발 #우리파트전멸 #나는생존 #강제콜센터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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