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쟁터가 따로 없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편의점입니다. 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다름 아닌 광풍이라고 할 만큼 유행이 된 포켓몬 빵의 유일한 판매처이기 때문입니다.
16년 만에 재출시된 이 빵이 이렇게 인기가 많아질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덕분에 편의점 입구에서 별의별 희한한 종이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치사해서 안 산다!!!
얼마나 와서 물어보길래..
포켓몬 빵이 다시 인기를 끈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적은 금액으로 예전의 향수를 느끼고 싶어 하는 심리, 갑자기 sns를 통해서 유행하기 시작하니 그 시류에 따라가고자 하는 심리도 있습니다. 거기에 빵 안에 들어 있는 스티커 중 희귀 스티커 얻어서 리셀하기 위해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포켓몬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반해 같은 반 아이들은 요즘 교실에서 포켓몬 이야기를 틈나는 대로 한다고 하네요.
요즘 인기 있는 닌텐도 스위치에도 포켓몬 게임이 인기가 있다고 하니 굉장히 시의적절한 유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빵이 다시 인기를 끈 것까지는 그렇다 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재미있는 사실은 빵을 만드는 회사인 <SPC삼립>마저도 주식이 이 기간 동안에 폭등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건 꼭 지나고나서야 눈에 띄지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도 예전에 유행하던 스티커를 모으던 시절이 있긴 했습니다. 94년 즈음이었는데요. 바로 치토스에 함께 들어있던 월드컵 출전팀 스티커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시절에 그게 왜 그렇게 갖고 싶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치토스 안에 들어있던 94년 월드컵 스티커
스티커를 다 모으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과자가 딱히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집착이 과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과자를 산 뒤 스티커만 확인하고 과자는 그대로 버리는 행동까지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한심한 노릇입니다만 그때는 꽤 진지했고 심각했죠.스티커가 많아질수록 원하는 스티커가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니까 스트레스도 상당했습니다.
그때가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14살이었으니(제 나이 계산하지 마세요~)무언가에 대한 집착을 함으로써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자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포켓몬 스티커만 갖고 빵은 버리는 행태가 있다 하니 유경험자로서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유행과의 전쟁에서 언급했듯 현재 시점의 저는 유행에 그리 민감한 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둔감하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